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연간 영업이익이 2조엔(약 19조2000억원) 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대미 수출에서 30%가량 차지하는 핵심 품목인 자동차에 대해 지난달 3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했다. 또 이달 3일엔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도 발효했다.
일본 주요 완성차 업체 6곳이 전날까지 발표한 2025회계연도 전망치를 보면 미국 관세 조치로 도요타자동차의 이익은 올 4∼5월에만 1800억엔(약 1조7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조엔(약 9조6000억원)을 넘을 수도 있다.
혼다도 이륜차를 포함할 경우 2025년도 영업이익이 6500억엔(약 6조3000억원)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적 부진으로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닛산자동차는 2025년도 예상 이익 감소분을 최대 4500억엔(약 4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마쓰다는 올 4월에만 90억∼100억엔(약 860억∼960억원) 규모의 이익이 줄었다고 판단했고, 미쓰비시자동차는 2025년도 이익이 400억엔(약 3850억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지 않는 스즈키도 400억엔의 이익 감소를 전망했다. 스즈키를 이끄는 스즈키 도시히로 사장은 미 관세에 대해 "세계적인 문제로 경기 후퇴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관세 영향을 줄이기 위해 공급망 재편과 협력 등을 모색하고 있다.
도요타는 일본 생산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미국 수출용 자동차 해외 거점을 일부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혼다는 캐나다와 일본에서 만들었던 대미 수출 제품 일부를 미국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에 공장이 없는 미쓰비시자동차는 닛산의 미국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공동 생산할 방침이다.
요미우리는 "미국은 일본과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가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일본 업체의 험로가 당분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