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문화 전쟁’ 맞선 스미스소니언 첫 흑인 수장 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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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니 번치 스미스소니언 재단 사무총장.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보 진영을 겨냥해 전개해 온 ‘문화 전쟁’의 주요 표적 중 하나로 여겨져온 스미스소니언 재단의 로니 번치 3세 사무총장(74)이 8일(현지 시간) 올해 말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표적인 박물관 운영 기관인 스미스소니언재단의 최초 흑인 관장인 번치 총장은 “노예제와 인종차별 등 자국사의 어두운 면을 지나치게 부각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비판과 압박 속에서도 재단의 독립성을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번치 총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임을 알리면서 “내 인생의 거의 절반을 스미스소니언에서 일했다”며 “스미스소니언 가족의 일원으로 지낸 건 참으로 큰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역사학자 출신인 그는 1978년 이 재단에 입사해 국립항공우주박물관, 미국역사박물관 큐레이터를 거쳐 2019년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 총장으로 취임했다. 미 전역에서 박물관 21곳과 연구·교육기관, 국립동물원 등을 운영하는 스미스소니언 재단은 정부 지원금을 받지만 정부기관은 아니다.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재집권 뒤 스미스소니언이 인종 및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진보 의제에 치우쳐 있다며 전시 방향에 불만을 표시해 왔다.특히 올 7월 미 독립 250주년 기념일을 맞아 발표한 보고서에선 “재단 산하 국립미국사박물관이 조지 워싱턴 등 건국 주역을 노예제와 연결해 부정적으로 소개한다”며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지원금 지급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로니 번치 스미스소니언 재단 사무총장이 지난 2월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당시 번치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보고서는 공정한 평가를 하지 않았다. 스미스소니언은 180년간 독립적인 학술 연구로 봉사해 왔다”며 반박했다.번치 총장은 이날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사임하는 것이지, 백악관의 압박 때문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솔직히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말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이 심했던 점은 인정했다. 또 “내 목표는 내가 기분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스미스소니언을 지키는 것이었다”며 “때로는 싸우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분명히 했고 때로는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번치 총장의 사임으로 재단이 정치적 압력에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재단 지도부에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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