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손 잡은 '전직 알카에다' 알샤라…'절친' 美와 멀어진 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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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손 잡은 '전직 알카에다' 알샤라…'절친' 美와 멀어진 네타냐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브로맨스’에 균열이 뚜렷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첫 순방지로 중동을 택하면서도 이스라엘을 제외한 데다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인 시리아와 예정에 없던 정상회담을 하는 등 ‘이스라엘 패싱’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땐 첫 순방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했지만 곧바로 두 번째 방문지로 이스라엘을 찾았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등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초반만 해도 취임 후 첫 백악관 정상회담 상대로 네타냐후 총리를 택했다. 하지만 이번엔 중동 순방지로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를 돌면서 이스라엘을 쏙 뺐다.

이뿐만이 아니다. 백악관은 이스라엘과 전쟁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지난 3월부터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그 결과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맞춰 가자지구에 인질로 억류돼 있던 미국·이스라엘 이중 국적자 에단 알렉산더를 풀어줬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사전 조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스라엘 언론에선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일방적인 중재 시도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스라엘 외교의 우선순위가 무시당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를 방문 중이던 지난 11일엔 아흐마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13년 만에 해제했다. 카타르 매체 알아라비알자디드는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리아 제재를 해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이스라엘과 적대적인 이란과도 오만에서 네 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다. 미국이 이란과 대화하며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는 점도 이스라엘 외교 노선과는 온도 차가 있다. 예멘에서도 미국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계속하고 있는 친이란 반군 후티와 휴전을 선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중동 행보에 직접적인 비판을 삼가고 있지만 13일 내각회의에서 “이스라엘 안보는 외부 국가 결정에 좌우될 수 없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 간에 틈이 생긴 원인으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뿐 아니라 여러 전선에서 거침없이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는 점이 꼽힌다. 이스라엘은 최근 ‘가자지구 점령’ 방침을 밝혔고 친이란 반군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 공격을 위해 레바논 국경과 홍해 연안까지 작전 범위를 확대했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이 중동 정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데다 국제사회 여론마저 악화해 미국과의 관계에 틈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측은 “이스라엘은 역사상 트럼프 대통령보다 나은 친구를 가져본 적이 없다”며 동맹 약화 우려에 선을 그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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