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앞 욕설까지… 머스크-베선트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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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장 인선 갈등… “복도까지 나가 레슬링처럼 언쟁”
트럼프와 회담하던 伊총리도 목격
美언론 “옳고 그름 아닌 권력다툼”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왼쪽),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국세청장(오른쪽)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왼쪽),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국세청장(오른쪽)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국세청장 인사 문제로 백악관에서 심한 욕설을 주고 받으며 충돌했다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모습을 당시 대화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17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 회의에 두 사람이 참석한 가운데 베선트가 DOGE의 예산 삭감 실적이 부진하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머스크는 베선트를 “소로스의 대리인”이라고 깎아내린 뒤 “(베선트가) 실패한 헤지펀드를 운영했다”고 조롱했다. 헤지펀드 운영자 출신인 베선트는 세계적인 헤지펀드 투자가인 조지 소로스 밑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소로스는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한 전력이 있어 공화당 일각에선 소로스의 오른팔이던 베선트에 대해서도 비판과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백악관 회의 목격자들은 “두 사람이 오벌 오피스에서 신체적 접촉은 없었지만 (싸움을) 대통령이 목격했고, 이들이 웨스트윙 복도에서 다시 언쟁을 벌였다”며 “두 억만장자 중년 남성이 복도에서 프로레슬링(WWE)을 하듯 싸웠다”고 했다. 한 소식통은 “언쟁에 ‘F’가 들어간 욕설이 난무했다. 베선트가 욕을 하자 머스크가 ‘더 크게 말해 보라’고 응수했다”고도 했다. 보좌관들이 두 사람을 떼어 놓고 나서야 싸움은 끝났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 중이던 멜로니 총리도 이를 목격했다.

액스오스 등 미 언론은 두 사람의 갈등이 국세청장 인선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머스크가 베선트와 상의 없이 국세청 내부 인사인 게리 섀플리를 국세청장 직무대행으로 대통령에게 추천해 관철시켰다는 것. 국세청은 미 재무부의 산하 기관이다. 이에 마이클 폴켄더 재무차관을 국세청장에 앉히려고 한 베선트가 “머스크가 내 등 뒤에서 일을 꾸몄다”며 격분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만에 인사를 번복해 폴켄더를 국세청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일단 베선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액시오스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다툼”이라고 분석했다. 또 백악관 관계자는 “베선트가 이번 라운드에선 이겼지만 누구도 머스크 같은 사람을 적으로 삼고 싶어하지는 않는다”며 백악관 인사들이 이들의 싸움을 주목하고 있다고 액시오스에 말했다. 이에 대해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 참모진과 내각 사이에 때때로 의견 불일치가 있지만 우리는 그것이 건강한 토론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궁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권자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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