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에 대한 결정을 몇 시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의장을 ‘어리석다’(stupid)고 비난하면서 연준이 이번에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 전부터 파월 의장을 공격해 왔으며, 최근 들어 연준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최소 2%포인트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날 CNBC에 따르면, 트럼프는 백악관 잔디밭에서 ″우리에겐 멍청한 사람이 있다”고 즉흥적으로 말했다. 그는 “유럽이 금리를 10번 내릴 동안 우리는 한번도 안내렸다”며 파월이 "똑똑하지도 않은 정치적 사람인데 국가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금리 거래자들의 전망에 따르면,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으며, 빨라야 9월 정도에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인 오버나이트 차입 금리 목표를 현재 4.25%~4.5% 범위로 잡고 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연준 동료들의 시각을 표명하고 있다. 4월 관세 부과 이후 인플레이션 지표는 거의 변화가 없지만, 관련된 여러 경제 지표들은 관세 부과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
그러나 트럼프는 고금리로 미국 정부가 수천억 달러의 자금 조달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이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달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이 심의중인 트럼프의 감세법안도 연방 적자 상한선을 더 늘려놓은 만큼, 트럼프 정부로서는 금리 인하가 시급하다.
트럼프는 ″그가 인플레이션을 걱정한다면 이해한다"고도 했다가 또 금리인하를 거부한다면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파월이 정치적인 사람이라고 말하고는 '그렇게 정치적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횡설수설했다. 그럼에도 파월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지만 괜찮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장관은 최근 백악관에서 회동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파월 의장과 그의 동료들은 백악관의 정치적 압력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