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동 순방 2주 앞두고
‘시그널 게이트’ 명분 전격 경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 등 중동 순방을 불과 2주 가량 앞둔 상황에서 미국의 국가안보정책을 총괄하는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전격 경질됐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각료 교체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왈츠를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하고,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에게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왈츠를 차기 주유엔 대사로 지명할 것이라면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국무부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계속하는 동안 임시로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왈츠를 경질하기로 결정한 배경으로는 우선 ‘시그널 게이트’가 꼽힌다. 왈츠는 지난달 예멘의 친이란 반군세력인 후티에 대한 공습 계획 등 군사 기밀을 민간 메신저 ‘시그널’ 채팅방에서 논의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왈츠가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인 ‘마가’의 대척점에 있는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라는 점이 그의 경질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의 갈등이 만만치 않았다는 시각도 미국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왈츠를 대신해 임시로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하게 되면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이후 처음으로 국가안보보좌관·국무장관을 동시에 맡는 사례가 됐다. 루비오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처장 대행과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의 청장 대행도 맡고 있어 이번 겸임으로 모두 4개의 ‘타이틀’을 갖게 됐다.
왈츠의 후임으로는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 서배스천 고카 NSC 부보좌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