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콘’ 왈츠, 美우선 MAGA와 괴리
트럼프 최측근 비서실장과 갈등도
윗코프 특사-밀러 부실장 후임 물망
● 왈츠-웡 동시 퇴장 “대북정책 불확실성 커져”
왈츠는 의원 시절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해 공화당 내에서도 강성 매파로 분류됐다. 특히 북한에 대해 적극적인 제재와 더불어 대북 선제 타격 필요성까지 언급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강경한 대북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왈츠의 퇴장으로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 내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왈츠나 웡이 물러난 자리를 상대적으로 한반도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인사들이 채울 경우 북한 문제나 주한미군 역할 등 한반도 외교안보 정책에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일각에선 한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고위급 소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미 조선업 협력의 키를 양국 NSC가 쥐고 있었던 만큼 향후 협의 과정에서 국가안보실 차원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25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워싱턴에서 웡 부보좌관을 만나 조선업 협력 진전을 합의한 바 있다.
● 백악관 실세 비서실장과의 갈등도 경질 배경
왈츠는 올 3월 민간 메시지 앱인 시그널 채팅방에 시사주간지 디애틀랜틱의 편집장을 실수로 초대해 민감한 군사작전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왈츠의 입지는 위태로웠다는 게 미 주요 언론들의 평가다. 왈츠가 대통령이나 백악관 핵심 참모들과 이념적으로 잘 맞지 않아 그를 교체하려는 논의가 시그널 게이트 전부터 있었다는 것. 특히 매파 성향의 네오콘인 왈츠는 트럼프 강성 지지층인 골수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과 이념·정책적으로 괴리가 커지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대외정책에서 ‘적극적 개입주의’를 표방하는 네오콘 성향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대외 개입 최소화를 추구하는 마가의 방침과 충돌했다는 것. 이에 왈츠가 자신의 정책을 제대로 펼쳐 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웡 역시 이 같은 네오콘 논란이 거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의 갈등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왈츠가 와일스를 직원처럼 대우했다면서 “사실은 자기가 직원이고 그녀가 대통령의 화신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왈츠의 후임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골프 친구’인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가 우선 거론된다. 그밖에 국토안보 고문을 겸임하며 반(反)이민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물망에 올랐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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