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달중순 중동 순방 앞두고
카타르 정부 땅에 골프장 신설 계약
‘외국정부와 거래 중단’ 서약 안지켜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그룹은 카타르 국부펀드 산하 부동산 기업 ‘카타르 디아르’, 사우디아라비아 부동산 기업 ‘다르 글로벌’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북쪽으로 40km 떨어진 시마이스마 해변의 카타르 정부 소유 부지에 고급 리조트와 골프장을 짓기로 했다. 트럼프그룹은 해당 리조트가 ‘트럼프 브랜드’를 쓸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라이선스 계약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소 수천만 달러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순 카타르,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를 찾기로 했다. 재집권 후 첫 해외 순방이다. 이런 일정을 앞두고 트럼프그룹이 이 같은 계약을 체결하자 중동 각국이 세계 최고 권력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오일머니’를 뿌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2021년 설립한 투자회사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이미 사우디, 카타르, UAE 등 중동 각국의 국부펀드로부터 45억 달러(약 6조4000억 원)를 모금한 바 있다.트럼프그룹 또한 세계 곳곳에서 호텔 개발, 골프장 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와 제2도시 제다, UAE 두바이, 오만 등에 고급 호텔 및 아파트 등을 짓는 계약을 이미 체결한 상태다. 대통령의 차남 에릭은 지난달 29일 두바이에서 열린 80층 규모의 ‘트럼프타워’ 준공 행사에 참석했다. 하루 뒤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또한 한국을 찾아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는 그의 집권 1기 때부터 여러 이해충돌 논란에 시달렸다. “미국을 전 세계 암호화폐 산업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피셜트럼프($Trump)’라는 암호화폐도 직접 만들었다.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모두 암호화폐 업계와 직간접으로 연을 맺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백악관 근처인 워싱턴 조지타운에 가입비가 50만 달러(약 7억 원)에 달하는 고급 사교 클럽 ‘집행부’를 만들었다. 대통령 일가가 대통령의 후광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영리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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