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종전안 내용에 반발하자
“선동적 발언으로 전쟁 해결 방해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젤렌스키 대통령 입장을 언급하며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 매우 해로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림반도는 버락 후세인 오바마(오바마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표현)의 후원 아래 수년전 잃었으며, 심지어 이번 논의에서 쟁점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17일 파리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 동맹국들에게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종전 방안을 제시했다.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크림반도 영토 인정에 대해서는 논의할 필요조차 없다. 이는 우리 헌법을 위반하는 일”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이 종전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가 한 것과 같은 선동적인 발언은 이 전쟁을 해결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그는 내세울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를 가질 수도 있고, 나라전체를 빼앗기기 전에 또다른 3년간 싸울 수도 있다”며 “우리는 협상에 매우 가까워졌고,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는 그 남자(젤렌스키)는 이제는 그것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미국의 휴전안에는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을 공식 인정하고, 2022년 침공 후 병합한 4개 지역(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점령지를 러시아 통제 하에 두는 것을 비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고, 2014년 첫 우크라이나 침공 후 이뤄진 대러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대신 러시아는 4개 병합지 중 아직 장악하지 못한 미점령 지역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철회하고, 현재 전선을 동결해 더 이상의 추가 침공은 하지 않는다는 구상이다.
러시아에 매우 편향된 제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종전안 관련 2차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의 입장을 듣는다.
당초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불참하면서, 회의의 격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에서는 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 특사가 참석한다.미국은 종전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중재 노력을 중단하겠다며 당사국들을 압박하고 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이날 인도 방문을 마치며 기자들에게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매우 명확한 제안을 보냈고, 이제는 그들이 ‘알겠다’고 답하거나 미국이 협상을 떠나야할 순간”이라고 했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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