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관세 완화 설득, 참모들 3인 3색 전략”

4 days ago 8

베선트 재무, 강경파 나바로 없을 때 골라 트럼프 독대
와일스 실장, 관세 고통받는 기업 CEO 면담 줄줄이 잡아
러트닉 상무, “천재적 中 고립 전략” 아첨하며 실속 챙겨

17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워싱턴=AP 뉴시스

17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참모들이 ‘설득의 기술’을 구사하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들이 관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참모들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한 상호관세가 과도해 미국 경제에 가할 위험을 크게 우려했다고 한다. 이에 즉흥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맞춰 설득 전략을 짰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 같은 관세 강경론자가 배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려 하고 있다. 그가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을 일부러 택해 트럼프 대통령과 급히 회의를 한다는 것. 때로는 나바로 고문의 현재 위치를 알아내려는 노력까지 기울인다고 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 직전에 들은 의견에 크게 좌우되는 즉흥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한 9일 베선트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나바로 고문이 다른 회의에 들어간 틈을 타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 성명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순간까지 곁을 지켰다고 한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회의로 가득 채웠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력 기업의 CEO를 사업가로서 존중한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최근 “관세를 강행했다가는 2주 내 진열대가 빈다”고 경고한 유통업계 CEO 면담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시청하는 폭스뉴스나 폭스비즈니스뉴스에 자주 출연시켜 경고 메시지를 전하게 하는 것 또한 전략으로 전해졌다.

관세 전쟁에 대한 미화와 아첨도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이기 위한 전략이다. 절대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 “천재적 협상” 등이라고 관세 정책을 칭송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업계가 요청하는 완화책을 수용하게 유도하는 방식이다. 최근 러트닉 장관은 “중국과 무역이 전혀 없다면 관세 수입도 전혀 얻지 못할 것”이라고 대중 관세 인하를 설득했다고 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145% 관세를 낮출 가능성을 시사하기 시작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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