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암 말기 환자의 절박함을 이용해 수천만 원을 가로챈 6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피해자에게 "미국산 특효약을 구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송한도 판사)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게 지난달 24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2023년 10월 신장암 말기 환자인 A씨에게 접근한 A씨는 "간암에 걸린 조카가 미국산 특효약 3개월분을 1억원에 구입해 복용한 뒤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제 약값이 떨어져 3000만원이면 살 수 있다"면서 돈을 요구했다.
당시 암이 폐까지 전이돼 절박해진 A씨는 돈을 건넸지만, 일주일 안에 도착한다는 약은 감감무소식이었다.
알고 보니 박씨에게는 애초에 간암에 걸렸다는 조카도 없었고, A씨는 뒤늦게 돈을 돌려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결국 돌려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재판 과정에서 박씨는 "A씨가 암에 걸렸다는 것도 몰랐다"면서 "스크린 낚시 사업을 위해 돈을 빌렸을 뿐 약을 구해주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수사 당국의 조사 결과, 박씨는 과거에도 사기를 벌여 징역 5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고,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절박한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피고인에게 거금을 건넸지만, 피고인은 연락을 무시하고 상황을 회피하기만 했고, 피해자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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