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공급망 다변화 속도…美 판매 아이폰, 印서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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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오는 6월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대부분을 인도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분기(4∼6월) 중 미국에서 판매될 아이폰 대부분은 인도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을 중국 외 지역으로 계속 다변화할 것”이라며 “모든 것을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사실을 우리는 오래전에 이미 배웠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의 절반 이상이 인도에서 생산되는데, 이를 사실상 100%에 가깝게 끌어 올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내년 말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연간 6000만 대 이상의 아이폰 전량을 인도에서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빠르게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로 해당 계획이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FT는 “이번 결정은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더 과감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한 145%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애플의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 중국산 전자제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조만간 일부 품목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번 조치에 반영된 것이다.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부과 발표를 앞두고 지난 3월 한 달간 인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아이폰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애플의 주요 인도 협력 업체인 폭스콘과 타타는 3월 한 달간 20억달러(약 2조8500억원)어치의 아이폰을 미국에 수출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두 회사는 인도에서 총 5곳의 아이폰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한편 애플은 이날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중국 시장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160억달러로 시장 전망치(168억3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시장의 침체가 뚜렷해졌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쿡 CEO는 “이번 분기에는 관세로 인해 9억달러(약 1조28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간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제시하지 않았다. 실적 발표 직후 애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최대 4.2% 하락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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