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 자세 바꿨더니”…옥태훈, 최고 권위 대회 제패하고 대상·상금 1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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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랜 전통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 ‘제패’
마지막 날 보기 없이 이글 1개·버디 7개 몰아쳐
약점이었던 퍼트 보완…체중 이동과 중심 잡아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 랭킹 모두 1위 등극
주최 측은 선수·가족 라운지 조성…선수 위한 대회로

  • 등록 2025-06-22 오후 8:07:23

    수정 2025-06-22 오후 8:07:23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항상 마지막 날 미끄러져서 아쉬움이 많았어요. 오늘 아침에 거울 보면서 ‘난 할 수 있다’, ‘난 될 놈이다’ 다짐하고 나왔죠.”

옥태훈이 22일 경남 양산시의 에이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 최종 4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사진=KPGA 제공)

옥태훈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 권위 대회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6억 원)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낸 뒤 이같이 밝혔다.

옥태훈은 22일 경남 양산시의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묶어 9언더파 62타를 작성하고,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정상에 올랐다.

2018년 KPGA 투어에 데뷔한 옥태훈은 2022년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에서 우승한 경험은 있지만 KPGA 투어 우승은 없었다. 앞서 130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3번을 기록했던 그는 데뷔 8년 만에, 131번째 대회에서 마침내 첫 우승을 차지했다.

‘130전 131기’…우승 상금 3억 2000만 원에 5년 시드까지

이번 대회는 KPGA 투어 단독 주관 대회 중 가장 많은 총상금 16억 원이 걸려 있다. 우승 상금 3억 2000만 원,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이 주어진다. 옥태훈은 이번 우승으로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3940.90점), 상금 랭킹 1위(6억 2211만 원)로 올라섰다. 오는 2030년까지 KPGA 투어 5년 시드도 확보했다.

옥태훈은 올해 환골탈태했다. 앞서 올 시즌 8개 대회에서 ‘톱10’에 5차례나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해 21개 대회에서 ‘톱10’ 8번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다. 그는 상승세의 비결로 ‘퍼트’를 꼽았다. 체중 이동과 중심을 잡는 데 특히 신경 썼더니 견고한 퍼트 루틴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옥태훈을 4년째 지도하고 있는 김규태 코치는 이데일리에 “그동안 우승 경쟁을 할 때 늘 퍼트가 짧은 게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김 코치는 “백스윙 때 몸이 뒤로 주저앉았고, 셋업 때도 체중이 오른발로 밀리면서 손까지 오른쪽으로 따라와 ‘핸드 퍼스트’ 동작이 나왔다”며 “이에 체중을 가운데 두는 연습을 많이 했고, 올 시즌 성적이 부쩍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2타 차 공동 2위로 마지막 날 경기를 출발한 옥태훈은 장기인 웨지를 앞세워 버디와 이글을 휘몰아쳤다. 2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잡은 데 이어 3번홀(파5)에서 66m를 남기고 친 웨지 샷이 그대로 홀 안으로 들어가면서 이글을 만들었다. 기세를 이어 6번홀(파3) 칩인 버디부터 9번홀(파5)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선두로 올라섰다.

옥태훈은 13번홀(파5)과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20언더파를 찍고, 2위 김민규(17언더파 267타)를 3타 차로 따돌리며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샷 이글을 한 뒤 갤러리들에 인사하는 옥태훈(사진=KPGA 제공)

출전 선수 전원에 넥타이·네임텍 전달…‘자긍심 고취’

KPGA 선수권대회는 1958년 6월 12일 대한민국 최초의 프로골프 대회로 처음 열린 뒤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진행된 대회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이에 KPGA는 이 대회를 선수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대회로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먼저 KPGA는 지난 18일 공식 연습 라운드에서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 20명에게 기념 액자를 지급하고 대회 출전을 축하했다. 또 출전 선수 156명 전원에게 KPGA 넥타이와 대회 네임택을 전달하며 KPGA 선수권대회 출전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켰다.

조직위원회는 대회장 내 선수 라운지를 구성해 선수들이 경기 전·후로 안락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 선수 가족을 위한 패밀리 라운지도 조성했다. 패밀리 라운지는 키즈존과 패밀리존으로 구성해 볼풀장, 어린이 전용 골프 놀이 세트, 가정용 게임기 등과 젖병 소독기 등을 배치해 선수 가족이 편안한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클럽하우스 내 기도실도 설치했다. KPGA 투어가 글로벌 투어로 성장함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대회 기간 이슬람 교도(무슬림) 캐디를 위해 기도 공간을 마련했다.

2주 연속 KPGA 투어 대회에 출전한 일본의 오기소 다카시는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오래된 대회라고 들었는데 첫 출전을 기념하는 액자까지 받으니 정말 특별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들과 함께 대회장을 찾은 최민철의 아내는 “아이를 데리고 대회장에 오면 기다릴 공간이 마땅치 않은데, 패밀리 라운지가 있어서 아이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잘 기다릴 수 있게 됐다”며 흡족해 했다.

김준성, 문도엽, 황중곤, 최승빈, 전가람, 이원준, 김성현(왼쪽부터)이 대회장에 설치된 대형트로피 앞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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