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30일, 노사정 및 전문가 협의체인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이하 ‘추진단’)은 ‘실노동시간 단축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2030년까 지 우리나라의 실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1700시간대)으로 단축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는 목표 아래, 핵심과제로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포괄임금제의 오남용 방지’가 제시됐다.
원칙적으로 임금은 근로시간의 정확한 산정을 전제로 지급되어야 한다. 그러나 포괄임금제 하에서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연장·휴일·야간근로 수당(이하 ‘가산임금’) 등을 포함한 일정한 금액을 일괄적으로 지급한다. 이는 근로시간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되어 왔으며,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는 범위에서만 유효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근로시간 산정이 충분히 가능한 업종과 직무에서도 포괄임금제가 관행처럼 사용되어 왔다. 이로 인해 가산임금의 연장근로 억제 효과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한국의 장시간 노동 구조를 고착화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어 왔다.
‘공짜 야근’ 관행의 종언, 2030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의 핵심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은 지난 2026년 2월 13일, 포괄임금제 규제를 강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의 노사합의 내용을 입법 형태로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사용자로 하여금 연장근로 등을 시킨 경우에는 근로일별 그 시간수를 임금대장에 기재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근로자의 임금대장, 임금명세서 및 증빙자료에 대한 열람·사본 교부 또는 정정요구권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는 임금대장에 기재된 연장근로 등 시간수에 따라 가산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당사자 간 합의가 있는 경우, 일정한 고정 OT 수당을 사전 설정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러나 실제 근로시간이 이를 초과할 경우 사용자는 추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결국 임금은 근로시간의 정확한 산정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원칙이 다시 강조된 셈이다.
근로시간 기록 의무화와 수당 산정 원칙의 재확립
향후 법안이 시행되면 기업은 매일 실근로시간을 기록·관리하고 이를 근거로 임금을 산정해야 한다. 이번 개정 논의는 기업이 노무관리 체계를 전면 점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기본급을 별도로 산정하지 않고 포괄임금제를 운영해 온 기업은 우선적으로 기본급과 각종 수당(고정 OT, 직책수당 등)을 명확히 분리하고, 각 항목의 산정 기준과 지급 사유를 취업규칙 · 근로계약서에 규정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고정 OT를 운용한다면 법정근로시간 · 연장근로 한도와의 관계, 고정 OT 대상이 되는 시간의 기준 등을 계약서에 명시해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근로시간 측정 기준을 명확하게 정립하고, 출퇴근 기록, 외근·출장, 재택·유연근무 등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실제 근로시간을 입증 가능한 형태로 축적해야 한다.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기업일수록 향후 새로운 노동 규제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이고 유연한 인력운영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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