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맞아 건물 무너져도 매입"…이란, 전쟁 중 집값 80%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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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에서 테헤란 등 주요 지역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발발 이후 악화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통화 가치 하락을 피하려는 수요가 부동산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테헤란부동산중개인협회를 인용해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말 이후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테헤란 주택 가격이 약 80% 상승했다고 전했다. 전쟁 이전 마지막 공식 통계에서 이란 전국의 주택 가격이 1년간 35%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크다. 테헤란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전쟁 전 3000억리알이던 아파트가 이번주 5800억리알에 팔렸다”며 “매도자는 추가 상승을 기대해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자는 리알화 현금을 실물 자산으로 바꾸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 고시가를 기준으로 1달러는 137만4955리알의 가치가 있다. 5800억리알은 42만1831달러(약 6억5800만원) 수준으로 환산된다. 다만 암시장에서는 1달러가 최대 177만리알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내 부동산 가격 상승세는 테헤란뿐만 아니라 전쟁 피난처로 떠오른 카스피해 연안 휴양도시로도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거래량은 여전히 많지 않다. 이란은 주택담보대출이 발달하지 않아 주택 거래 대부분이 현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동산 변동성은 통화가치 급락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알화는 지난 1년간 암시장에서 달러 대비 약 53% 하락했다. 여기에 전쟁으로 물류가 마비되며 식료품 가격은 급등해 서민들의 생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이란 공식 통계 기준으로 식용유는 전년 대비 354%, 계란은 343%, 닭고기는 287%, 수입 쌀은 223% 올랐다.

물가가 워낙 빠르게 오르다 보니 부동산 매입으로도 인플레이션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FT는 “이란인이 부동산, 자동차, 금, 외화 가운데 무엇에 투자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앞지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미국은 동결된 이란 자산을 이란에 공격받은 걸프 국가의 피해 복구 및 재건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란이 걸프 동맹국에 입힌 피해 비용을 산정하도록 관련 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 재무부가 활용을 검토 중인 이란 동결 자산의 종류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란이 동결 자산 해제를 요구한 가운데 새로운 압박 카드를 미국이 제시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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