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美중동특사 만남서 밝혀
‘자포리자 등 4곳 병합’서 물러서
美, 우크라측에 “제안 받아라” 압박
FT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1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에게 4개 지역 내 미점령지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4개 지역 전체를 점령하지 못했음에서도 이곳이 전부 러시아 영토라고 주장한 것에서 한 발 물러섰다.
특히 자포리자주는 러시아가 한 번도 이 지역 전체를 점령한 적이 없는 곳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 또한 “미국 측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 특히 크림반도를 넘겨줘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 “크림반도는 우리 영토”라며 헌법을 위반한 이번 제안을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로이터통신 또한 크림반도 포기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에 받아들여지지 않을 사안이라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 바티칸에서 치러질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현 사태에 관한 논의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미국은 우크라이나 측에 러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은 23일 영국 런던에서 진행될 우크라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 등과의 회의에서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고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를 해제하며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에서의 적대 행위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제안하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유럽 주요국은 미국에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또한 우크라이나에 유럽 주요국 군대로 이뤄진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고, 동결된 전선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이 아닌 별도의 휴전 감시군을 배치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안전 보장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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