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0년차' 류현진, 사직 '선발 무실점' 처음이라니... '2G 34점' 득점지원 대폭발에 함박웃음 [부산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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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화 류현진이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호투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선발승을 쌓지 못했던 류현진(38·한화 이글스)이 갑자기 배가 터질 정도의 득점지원을 받았다. 본인도 미소가 지어질 정도였다.

류현진은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회초부터 2점의 득점지원을 안고 출격한 류현진은 첫 이닝부터 위기에 몰렸다. 1회말 선두타자 한태양에게 펜스까지 굴러가는 3루타를 허용했다. 1사 후 윤동희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1, 3루 상황에 몰린 류현진은 빅터 레이예스를 삼진 처리헸다. 이어 김민성에게 파울 홈런을 맞은 후 결국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로는 파죽지세였다. 류현진은 2회부터 4회까지 한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고 순항했다. 5회말 선두타자 손호영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지만,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2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호투를 이어가자 타자들도 힘을 냈다. 상대팀 롯데가 실책을 5개나 하는 행운도 있었지만, 문현빈이 2안타 3득점을 기록하고 노시환이 시즌 29호 홈런을 터트리는 등 중심타자들의 활약이 빛났다. 결국 13-0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도 시즌 8승(7패)째를 거뒀다.


한화 류현진(오른쪽 2번째)이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 수비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한화 류현진(오른쪽 2번째)이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6회 수비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너무 편안하게 던졌다. 1회 위기가 있었지만 이후에 빠르게 추가점도 나왔다. 그래서 마운드에서 최대한 상대 타자들과 빨리 승부하면서 수비 시간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려고 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류현진은 잘 던지고도 득점지원이 되지 않거나 불펜의 난조로 승리를 날리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시즌 중 "현진이가 좋은 피칭을 해주고 있는데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감독으로서 미안하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런데 직전 등판인 2일 대전 KIA전에서 무려 21점의 득점지원을 받더니, 이날까지 2경기에서 타자들은 34점을 지원해줬다.

"이렇게만 (점수를) 내주면 길어져도 좋다"며 미소를 지은 류현진은 "2경기에서 30점 이상 해줬다. 선발투수로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야수들도 최근 타격에서 제 페이스를 찾은 것 같다. 시합하는 동안 계속 좋다"고 밝혔다.


한화 류현진이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한화 류현진이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긴 했지만, 1회 파울홈런 상황은 아찔했다. 류현진은 "(타구를) 안 보고 맞자마자 (최)재훈이만 보고 있었다"며 "맞는 순간 크다는 생각은 했고, '펜스에 맞아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한 장면이 오늘 승패를 갈랐다"고 평가했다. 이후 호투를 이어간 부분에 대해서는 "점수 여유가 있다 보니 빨리 승부했다. 초구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많이 들어가며 상대 밸런스를 많이 흐트러뜨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류현진은 프로 데뷔 20시즌 만에 처음 세운 기록이 있다. 바로 '사직 선발 등판경기 무실점'이다. 2006년 한화 입단 후 그는 이날 전까지 통산 사직구장에서 17경기에 등판했으나, 불펜으로 나온 1경기(2011년 10월 6일, 2이닝 무실점)를 제외하면 매번 점수를 내줬다. 류현진은 "올해뿐만 아니라 롯데랑 할 때 그렇게 좋았던 기억은 많이 없다"며 "사직에서 무실점한 것도 손에 꼽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14일 대전 롯데전부터 5경기에서 몸에 맞는 볼 하나만 내줬을 뿐 볼넷은 하나도 기록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제일 싫어하는 게 볼넷이다. 볼넷을 주면 투구 수도 늘어나고 주자가 나갔을 때 던지면 투수로서는 어려움이 많다. 최대한 스트라이크존을 보고 던지니 볼넷이 없다"고 했다.


한화 류현진이 10일 사직 롯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한화 류현진이 10일 사직 롯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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