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국제 금값이 21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5% 이상 급락했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5분(미 동부시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115.26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5.5% 하락했다. 이는 2020년 8월 팬데믹 시기 이후 일일 기준 가장 큰 낙폭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금 선물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4,109.1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전장보다 5.7% 하락했다.
국제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60% 가까이 오르며 랠리를 이어왔다. 전날에도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381달러 선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이처럼 최근 급격한 상승세가 이어진 가운데, 미국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이자 투자심리가 되살아났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화하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단기적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금 수요국 중 하나인 인도가 힌두교 최대 명절 ‘디왈리’를 맞아 시장이 휴장한 점도 유동성 부족에 따른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짐 위코프 키트코 메탈 선임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이번 주 들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면서, 귀금속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 은 가격도 같은 시각 전장 대비 7.6% 하락한 온스당 48.49달러에 거래되며 금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24일 발표 예정인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일부 중단된 가운데, 노동통계국은 원래 10월 15일 발표 예정이었던 CPI를 24일로 연기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중앙은행(Fed)은 오는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CPI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은 이자나 배당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의 실질금리가 하락할 경우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아지며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