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전투가 시작됐다”…이스라엘 공군기지 극초음속 신형 미사일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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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13일(현지 시간) 테헤란에서  TV 연설을 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시온주의자(이스라엘) 정권이 전쟁을 일으켰다”라며 “그들은 큰 실수와 오류를 저질렀다”라고 말했다. 2025.06.14. [테헤란=AP/뉴시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13일(현지 시간) 테헤란에서 TV 연설을 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시온주의자(이스라엘) 정권이 전쟁을 일으켰다”라며 “그들은 큰 실수와 오류를 저질렀다”라고 말했다. 2025.06.14. [테헤란=AP/뉴시스]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들에게 자비란 없음을 보여줄 것이다.”

이란 신정일치 체제의 ‘정점’인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18일(현지 시간) X에 영어로 이스라엘에 대한 응징을 선언했다. 앞서 그는 페르시아어로 “하이다르의 고귀한 이름 아래 전투가 시작됐다”고도 했다. 하이다르는 시아파 초대 이맘(지도자)인 알리를 뜻한다. 하메네이는 7세기 이슬람 군대가 유대인 거주지역 하이바르를 정복했던 때를 가리켜 “하이바르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검을 뽑아 든 남성이 불타는 성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미지도 올려 결연함을 강조했다.

사진 출처 하메네이 ‘X’

사진 출처 하메네이 ‘X’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중동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란 정권 교체를 이뤄 중동 외교 지형의 전환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46년간 중동을 흔들며 대립해 온 두 국가가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란이 미국의 군사 개입에 대비해 중동 내 미군기지를 공격할 채비에 나섰다는 일부 외신들의 보도도 이어져 확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 “극초음속 신형 미사일로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무조건적 항복을 요구한 다음 날인 18일 새벽 이란과 이스라엘은 한층 강하게 격돌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압돌라힘 무사비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날 국영 TV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항구도시 하이파 주민들에게 대피를 촉구하며 “곧 징벌적 작전이 수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 공군기지를 표적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메르흐르 통신은 해당 공격에 시속 6100km의 극초음속 신형 미사일 파타-1을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이란 제공권을 확보했다고 한 데 대해 이란군도 “이란이 이스라엘 하늘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새벽 텔아비브 상공에서 이란 미사일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CNN은 전했다. 이스라엘 핵무기 기지로 알려진 사막 도시 디모나에서도 사이렌이 울렸다. 다만 AP통신은 “이란이 17일까지 발사한 미사일은 소수에 불과했다”며 “이스라엘이 이란의 여러 발사대를 공격한 뒤 감소세”라고 보도했다.미국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지원할 경우를 대비해 이란은 중동 내 미군기지를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란군이 미군기지를 타격하기 위한 미사일 등 군사 장비를 마련해놨다고 17일 보도했다.

● 이스라엘 “제트기 50여 대, 원심분리기 등 타격”

네타냐후 총리도 거친 표현으로 이란을 위협했다. 그는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하메네이를 ‘현대판 히틀러’라고 칭하며 “우리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다른 중동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전했다. 그는 “전쟁의 결과로 아랍 세계가 이스라엘에 더 문을 열 것이며 이 갈등은 궁극적으로 아브라함 협정의 확대를 촉진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브라함 협정에 따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수단 등 아랍권 국가들은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에 나섰다.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 중재로 체결됐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야심을 꺾는 데서 더 나아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종교, 정치 영향력도 억제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의 원심분리기 및 무기 제조 시설 공습을 위해 출격하는 이스라엘 전투기. 출처=이스라엘군 엑스(X) 계정 갈무리

이란의 원심분리기 및 무기 제조 시설 공습을 위해 출격하는 이스라엘 전투기. 출처=이스라엘군 엑스(X) 계정 갈무리
이날 밤 이스라엘은 이란 중심부에 광범위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야간에 이스라엘이 이란 제트기 50여 대와 원심분리기, 무기 생산시설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의 공세로 사상자도 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란에서 최소 224명이, 이스라엘에서 최소 24명이 숨졌다.

일각에선 어느 쪽이 미사일이 먼저 고갈되는지에 전쟁의 성패가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의 중거리 미사일 재고가 분석기관에 따라 700~1300개 수준이라고 전했다. WP는 이스라엘 정부의 보고를 들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의 재보급이나 미군의 개입 확대 없이 이란이 꾸준히 공격 속도를 유지한다면 이스라엘은 미사일 방어를 10∼12일 정도 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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