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분양 큰장 열린다"…전국 랜드마크 단지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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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대선’으로 6개월 넘게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아파트 청약시장에 활력이 돌고 있다. 건설사들은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던 단지 공급을 재개하고 있다.

서울에선 ‘10억원 차익 로또 단지’인 송파구 신천동 잠실르엘이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방은 어나드범어(대구 수성구 범어동) 르엘리버파크센텀(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등 핵심 입지의 하이엔드(최고급) 브랜드 단지가 대기 중이다. 하반기 청약 시장에 ‘큰 장’이 열리는 만큼 분양가 상한제 단지, 지하철역 인접 대단지 등을 중심으로 실수요자가 대거 몰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그래픽=허라미 기자

잠실, 성수 등 ‘로또 단지’ 출격

청약 불패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에선 강남권 대어인 잠실르엘(미성·크로바 재건축)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오는 12월 준공하는 후분양 단지다. 최고 35층, 13개 동, 1865가구 중 일반 분양은 219가구가 나온다. 일반 분양 물량이 적은 편이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만큼 큰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분양가는 아직 조율 중이다. 업계에선 3.3㎡당 6000만원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단지와 이웃인 잠실래미안아이파크가 작년 분양 당시 3.3㎡당 5409만원에 공급됐기 때문이다.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는 18억~19억원이었다. 분양권 시세는 동일 주택형 기준 30억5000만원 수준이다. 잠실르엘 전용 84㎡가 20억원대에 분양되더라도 10억원가량의 차익을 얻는 셈이다.

DL이앤씨가 시공하는 서초동 아크로드서초(신동아 재건축)도 연내 분양 예정이다. 지하 4층~최고 39층, 16개 동, 1161가구 규모다. 강남역과 뱅뱅사거리 사이에 있어 강남 업무지구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251가구 규모인 서초구 신반포 21차 재건축과 강남구 대치동 남서울종합시장정비사업(90가구)도 분양 채비를 하고 있다.

비강남권에선 성동구 성수동 오티에르포레(성수장미 재건축)가 관심 대상이다. 287가구 중 88가구가 일반 분양 대상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성수동에서 약 8년 만에 일반 분양 아파트가 나오는 만큼 수요자의 관심이 높다. 3.3㎡당 7000만원 안팎에 분양가가 책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용 84㎡ 기준 25억원으로, 2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인근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가 3.3㎡당 1억원에 거래되는 만큼 수억원의 차익이 예상된다.

대우건설과 두산건설 컨소시엄이 맡은 영등포구 리버센트푸르지오위브도 다음달 공급된다. 영등포 1-1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물량이다. 지하 4층~지상 33층, 5개 동, 65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175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걸어서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을 이용할 수 있다. 여의도를 비롯해 광화문 등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하기 편하다.

대구·부산에서 최고급 단지 공급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분양 적체로 골머리를 앓는 지방에선 최고급 아파트들이 출격해 고급 아파트 수요층을 움직이게 할지 관심을 끈다. 포스코이앤씨가 대구 범어동에 선보이는 어나드범어(옛 대구 MBC 부지)가 대표적이다. 지하 6층~지상 33층, 5개 동 규모의 복합단지다. 이 중 아파트는 4개 동, 604가구(전용 136~244㎡) 규모다. 모두 대형 면적으로 이뤄진다. 대구에서 처음으로 입주민 전용 단지 내 영화관과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한다.

부산에서도 롯데건설이 재송동 옛 한진CY(컨테이너야적장) 부지를 개발해 짓는 르엘리버파크센텀이 이르면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하 6층~지상 67층, 2070가구 대단지다. 애초 작년 말께 분양하려 했으나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부산은 분양 예정 물량이 다른 지역보다 많다. 핵심 주거지인 해운대구에 있는 데다 최근 중대형 주택형을 내세운 고급 단지 분양이 적었다는 점에서 수요층이 탄탄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소비자들이 분양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단지별로 흥행 여부가 극명히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는 지역별 청약 편차가 크고, 시장 분위기도 많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분양 계획을 검토하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며 “무엇보다 적정 가격대 수요 파악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가 높다고 판단되면 청약 수요가 매우 저조하지만 반대로 분양가 상한제 단지는 사람이 많이 몰리는 트렌드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무주택자의 당첨 기회가 많이 늘어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줍줍(무순위) 물량’도 유주택자는 배제되기 때문에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특별공급이나 일반분양 물량, 줍줍까지 당첨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하반기 공급되는 분양가 상한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통장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유주택자는 청약 시장에서 주택을 마련하기 굉장히 어려운 여건인 만큼 기존 아파트를 매입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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