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짜리 대타 매번 어떻게 구하나"…車·건설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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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를 시간 단위로 쪼개 쓸 수 있도록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자동차와 건설 등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생산라인이 공정별로 이어지는 구조여서 근로자 한 명만 빠져도 전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원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한 시간짜리 대타를 위한 추가 고용은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 근로자들이 미리 짜고 특정 시간대에 한 시간씩 번갈아 연차를 사용하는 등 합법 파업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시간짜리 대타 매번 어떻게 구하나"…車·건설업계 '비상'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시간 단위 연차 제도와 관련한 업계 애로 사항을 취합했다. 개선 사항을 모아 고용노동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경총은 우선 해당 제도의 연차 사용 시간을 최소 4시간 이상으로 정하고, 연차 반려 요건을 현재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서 다소 완화하는 방안 등을 제안할 방침이다.

지난 7일 국회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핵심은 연차를 하루가 아니라 시간 단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근로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으면 육아 등을 위한 연차 사용이 더 늘어날 것이란 취지에서다.

일부 기업이 노사 합의를 통해 0.5일 휴가(반차)와 반반차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노사 합의 없이 모든 근로자가 시간 단위로 연차를 쓸 수 있게 됐다. 세부 지침을 확정해 내년부터 시행한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기아 등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 부품회사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동차 공장은 차체, 도장, 의장 등 수백 개 공정에서 근로자가 각자 업무를 하는 형태다. 특정 공정 담당자 한 명이 한 시간이라도 빠지면 전체 공정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원 인력과 예비 인력을 활용해 연차 등의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연차가 시간 단위로 쪼개지면 이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정별 업무가 다르고 개인별 숙련도도 차이 나 지원 근로자에게 매시간 다른 업무를 맡기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런 이유로 현대차그룹 생산라인 역시 노사 합의를 통해 반차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사무직은 한 사람이 잠시 자리를 비워도 업무를 나눠 처리할 수 있지만 공장은 특정 작업자가 특정 시간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지원 인력을 대폭 늘릴 수 있지만, 결국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처럼 지원 인력을 둘 수 없는 부품업계와 중소 협력사의 타격은 더 크다. 한 자동차 부품회사 대표는 “근로자 한두 명이 갑자기 시간 연차를 동시에 쓰면 해당 라인 자체를 세울 수밖에 없다”며 “협력사의 생산 차질이 생각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산업뿐 아니라 근로자 간 협업 공정이 맞물린 건설업 등에서도 부작용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노조가 이 제도를 파업이나 태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정 공정에서 근로자들이 순차적으로 시간 연차를 쓰면 법적으로는 연차 사용이지만 현장에서는 생산 차질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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