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인파 속 안전 지킨 경찰
노래방 일정도 취소시킨 설득
“식사 대접” 제안도 정중히 사양
지난 5일 국내 주요 기업인과 회동하기 위해 서울 홍대를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서울 마포경찰서 유종철 치안정보과장에게 이메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방한 당시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린 홍대 일대에서 질서 유지와 안전 관리에 힘쓴 경찰의 대응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매디슨 황 이사는 편지에서 “종철님 안녕하세요. 서울 경찰이 우리의 방문을 관리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며 “예상하지 못한 인파에도 경찰관들은 우리를 기술적으로 도와줬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 경호팀과의) 협업과 도움에 정말 감사합니다. 황 CEO는 경찰이 한국 대중을 안전하게 지켜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마포경찰서는 황 CEO가 전세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직후 홍대의 한 PC방에서 프로게이머 페이커를 만난다는 일정을 파악하고 곧바로 현장에 경력을 배치해 인파 관리에 나섰다.
황 CEO는 정부 요인 등 경찰청 경호규칙상 경호 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포경찰서는 금요일 밤 홍대에 세계적인 유명인이 방문할 경우 대규모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안전 관리에 나섰다.
PC방 일정을 마친 뒤에는 황 CEO가 인근 고깃집에서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이는 이른바 ‘삼소’ 회동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평소에도 인파가 붐비는 금요일 밤 홍대 레드로드에 황 CEO 방문 소식까지 더해지자 마포경찰서는 기동대 1개 부대(60명)와 직원 40여 명을 긴급 투입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열린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회동 당시 인파 관리 경험이 있는 강남경찰서의 조언을 받아 ‘자바라 바리케이드’도 준비했다.
경찰은 인도와 차도 사이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시민들의 이동 동선을 분산시켜 특정 구간으로 인파가 몰리지 않도록 유도했다.
삼소 회동이 마무리될 무렵에는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황 CEO가 2차로 노래방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좁은 골목길을 걸어서 이동하겠다는 계획까지 전달된 것이다.
경찰은 좁은 골목으로 이동할 경우 대규모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태원 참사를 사례로 들며 이동 계획을 재고해 달라고 설득했고, 노점상이나 포장마차가 밀리며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결국 황 CEO 측은 노래방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인근 치킨집에서 ‘치맥’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고깃집에서 약 200m 떨어진 BBQ 매장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다만 황 CEO 측은 제복을 입은 경찰이 주변을 둘러싸고 이동하는 방식은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길 한가운데가 아닌 건물 벽면을 따라 이동하며 시민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기동대를 약 5m 거리에서 따라붙게 했다.
예상대로 황 CEO가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거리에 모습을 드러내자 수백 명의 인파가 순식간에 몰렸다. 경찰은 즉시 기동대를 투입해 인파를 통제하는 한편, 치킨집 앞으로 바리케이드를 신속히 옮겨 안전 통제선을 구축했다.
홍대 일정을 마친 뒤 엔비디아 관계자는 현장 지휘를 맡은 유종철 치안정보과장에게 “오늘 돌발 상황이 많았는데 너무 감사했다”며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유 과장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식사 대접은 받기 어렵다”고 사양했고, 엔비디아 측의 요청에 이메일 주소가 적힌 명함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유 과장은 엔비디아 측의 감사 이메일에 황 CEO 일행이 한국 방문을 안전하게 마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서울 경찰은 언제든 안전한 방문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아울러 당시 시민들의 자유로운 통행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주력했으며, 공무원 신분인 만큼 식사 제안은 정중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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