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들이 법인세 불복 소송에서 연이어 승소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메타에 이어 구글마저 과세당국과의 소송전에서 이겼다. 지지부진한 디지털세 도입과 서버 위치가 과세 근거로 작용하는 구시대 법에 발목이 잡히면서 조세 회피와 기업 차별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1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고법 행정9-1부(홍지영·김동완·김형배 판사)는 구글코리아가 역삼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세무서가 구글코리아에 부과한 세금을 취소하라는 원심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앞서 과세당국은 구글코리아가 지난 2016년 9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광고 판매로 벌어들인 소득 1조5112억원 가운데 9751억원을 구글아시아퍼시픽에 송금한 것을 사용료 소득으로 판단하고 지난 2020년 1540억원에 달하는 법인세와 지방소득세를 부과했다. 구글아시아퍼시픽은 구글의 싱가포르 법인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본부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자 구글코리아는 구글코리아의 사업소득이 아니라 구글아시아퍼시픽의 사업소득에 해당하므로 한국에서 과세할 수 없다고 맞서며 행정소송을 걸었다. 사법기관도 구글이 한국에 서버로 대표되는 고정사업장을 두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지난 2023년 매출액은 12조1350억원, 법인세는 5180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구글코리아가 신고한 매출액은 3653억원으로 법인세는 155억원에 그쳤다. 네이버는 9조67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4963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구글보다 적게 벌고도 세금은 훨씬 많이 낸 것이다.
지난달에는 넷플릭스코리아가 종로세무서와의 소송에서 이기면서 762억원 가운데 687억원에 대한 세금 청구가 취소됐다. K-콘텐츠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인 넷플릭스가 조세 부담을 줄이려 넷플릭스코리아의 역할을 아무런 권한도 없는 단순 하청 업체·보조 조직으로 격하했다.
페이스북코리아도 역삼세무서에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부분 취소 소송을 걸어 세금 납부를 피했다. 메타가 지배·관리하는 페이스북코리아를 통해서 광고주들에게 광고 용역을 제공하며 수익·거래를 메타에 귀속시킨 만큼 부가가치세법상 사업장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과세당국의 주장도 무색했다.
사실상 과세당국이 빅테크와의 소송에서 연전연패한 셈이다. 글로벌 플랫폼들은 싱가포르·아일랜드처럼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를 주고 계약 주체로 설정하거나 서버를 설치하고, 한국에는 제대로 된 서비스가 아닌 광고 영업이나 마케팅 보조 역할만 맡기고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중심으로 디지털세 도입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수익 발생 국가가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취지다. 영국과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는 이미 시행 중이지만, 한국은 미국과 통상 마찰이 우려되는 만큼 논의 속도가 더디다.
법조계에서는 현행법 체계가 바뀌고 국제적 공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빅테크와의 협상에서 서버 및 데이터센터 유치나 연구 시설 및 인력 투자와 같은 실효성 있는 협상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랫폼을 개별기업이 아닌 국가의 인프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아직 기업별 항소·상고가 남아있어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부처별로 담당이 분산돼 협상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기에, 범정부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빅테크와 협상하는 등 기술 외교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아 팔아 갖고는"…치킨·볶음밥까지 내놓은 커피전문점 '속사정' [트렌드+]](https://img.hankyung.com/photo/202604/01.43949627.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