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섭 칼럼]‘15 대 1’과 ‘12 대 3 대 1’ 사이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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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내홍과 여론조사 부족에 판세는 안갯속
보수 결집 조짐에 초반의 與 싹쓸이론 흔들
부동층 움직임, 단일화 여부가 막판 변수로
與 압승 전망 속 작은 차이가 선거 後 중요

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는 판세 파악이 쉽지 않다. 국민의힘의 지지율 하락과 공천 갈등으로 후보조차 정하지 못한 곳도 있고, 대선과 달리 지역별 여론조사도 드문드문 발표된다. 일부 지역은 다자구도인 데다 단일화 가능성도 있다. 여당의 압승이 예상되지만 보수가 결집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여론조사를 둘러싼 논란도 여지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간단한 판세 분석을 위해 총선에서 정당별 의석수를 예측하거나 미국 대선에서 각 후보가 얻을 선거인단 수를 예측할 때 활용하는 방식을 적용해 봤다. 광역단체장 선거 여론조사를 취합해 조사가 충분한 곳은 시계열로, 부족한 곳은 가장 최근 조사 결과로 현재 지지율을 추정했다. 이 추정값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해 후보별 당선 확률을 추정하고, 이 확률에 따라 각 정당이 차지할 총 광역단체장 자릿수를 예측했다. 전남광주통합시장의 경우 조사가 없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를 100% 예측할 수 있다. 조사가 아예 없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이곳은 민주당 민형배 후보의 당선 확률을 100%로 잡았다.

각 정당은 몇 개의 광역단체장을 차지하게 될까. 현 지지율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민주당 13.2(최소 11곳∼최대 15곳) 대 국민의힘 2.4(최소 1곳∼최대 4곳) 대 무소속 0.4(최소 0곳∼최대 1곳)로 예상됐다. 선거 초 국민의힘 내홍과 ‘내란 세력 프레임’으로 민주당은 ‘보수의 성지’ 대구를 포함해 15 대 1의 싹쓸이(경북 제외)를 기대했다. 현재 시점으로는 13, 14곳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영남 지방에서 보수 유권자들의 결속이 시작된 점을 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후보들의 전과 이력이 조명받으면서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까지 소환됐고, 김 후보가 불만을 토로했듯 민감한 시점에 당에서 굳이 위헌 논란이 있는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법 왜곡죄 신설 등 ‘사법개혁 3법’을 통과시킨 것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서울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가 있다. 또 현직 도지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선거를 앞두고 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친청(친정청래) 세력의 내부 총질 피해자임을 호소하며 독자 출마하는 일도 벌어졌다.

여기서 재미 삼아 사고실험을 하나 해 보자. 우선 만약 남아 있는 표 중 6 대 4 정도로 야당 표가 많다면 어떻게 될까. 충분히 가능한 설정이다. 여당 표는 어느 정도 결속이 이뤄졌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장동혁 대표 논란 등으로 상대적으로 결속이 더뎠을 수 있다. “지지 후보가 없다”를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4 대 6의 비율로 나눠주면 12.4(민주당) 대 3.1(국민의힘) 대 0.5(무소속)의 결과가 나왔다. 만약 국민의힘 지도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면 이 비율이 4 대 6이 아닌 3 대 7 또는 2 대 8도 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가능성이 낮아 보이니 이 사고실험은 여기까지면 충분할 것이다.

다른 사고실험은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다. 진보 진영은 전북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이원택 후보와 현 지사인 무소속 김관영 후보로 갈려 있다. 울산시장의 경우 진보 진영에선 민주당 김상욱 후보 외에 진보당 김종훈 후보가 있고, 보수 진영에선 무소속 박맹우 후보가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의 표를 잠식하고 있다.

우선 전북과 울산에서 진보와 보수 모두 단일화됐다고 상정해 보자. 이 경우 13.8(민주당) 대 2.2(국민의힘) 대 0(무소속)이 예상된다. 전북과 울산 모두 진보 후보들의 민주당 후보 지지율 잠식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진보는 전북과 울산에서 모두 단일화가 되고, 보수는 울산에서 단일화에 실패한 경우를 상정해 보자. 13.9(민주당) 대 2.1(국민의힘) 대 0(무소속)으로 민주당 압승이 확정적이다. 마지막으로 진보는 전북과 울산 모두에서 단일화에 실패하고, 보수는 울산에서 단일화가 성사된 경우를 상정해 보자.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일지 모른다. 이 경우 12.8(민주당) 대 2.8(국민의힘) 대 0.4(무소속)로 예측됐다. 3주 후 웃는 자는 과연 누가 될까. 수치상 민주당의 압도적 우세는 거의 기정사실이다. 그러나 ‘15 대 1’과 ‘12 대 3 대 1’의 차이는 전혀 다른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 있다. 그 미묘한 차이가 향후 정계 개편의 방향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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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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