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집권땐 즉시 개헌…3년차 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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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총리는 전날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직을 내려놓은 지 18시간 만에 대선 후보로 탈바꿈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모든 사람의 정부, ‘여러분의 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공약으로는 취임 즉시 개헌 추진, 통상 문제 해결, 국민 통합과 약자 동행을 제시했다. 한 전 총리는 취임 직후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기구를 마련해 2년 차에 개헌하고 3년 차에 새 헌법에 따라 대선과 총선을 실시한 뒤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거국 통합내각 구성도 약속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첫 일정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쪽방촌을 찾은 뒤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이 파기환송된 데 이어 이날 범보수 후보 지지율이 가장 높은 한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선출되는 국민의힘 후보와 한 전 총리가 단일화를 추진하면 대선 판세가 급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덕수 "정치싸움 위험 수준"…임기단축 승부수 띄웠다
대선 출마 공식 선언…"집권땐 즉시 개헌, 3년내 퇴임"

< ‘우군’ 오세훈과 첫 일정 >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왼쪽)가 2일 서울 돈의동 동행식당 ‘새뜰집’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만났다. 한 전 총리는 “오 시장의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 공약에 포함하겠다”고 말했다.  임형택 기자

< ‘우군’ 오세훈과 첫 일정 >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왼쪽)가 2일 서울 돈의동 동행식당 ‘새뜰집’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만났다. 한 전 총리는 “오 시장의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 공약에 포함하겠다”고 말했다. 임형택 기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2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25회)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 미래가 아니라 개인과 진영의 이익을 좇는 정치싸움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며 “애써 일으켜 세운 나라가 무책임한 정쟁으로 무너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출마 이유를 말했다.

◇ 임기 단축 개헌 로드맵 제시

한 전 총리는 이날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개헌 로드맵을 ‘제1 공약’으로 내세웠다. 15분가량의 출마 선언문을 읽으면서 14회나 개헌을 언급했다. 한 전 총리는 “취임 첫해 개헌안을 마련하고 2년차에 개헌을 마쳐 3년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권력을 목표로 살아온 정치인은 개헌에 착수할 수도, 개헌을 완수할 수도 없다”며 “공직 외길을 걸어온 제가 신속한 개헌으로 헌정질서를 새로운 반석에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국익의 최전선인 통상외교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는 현실을 납득할 수 없다”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모든 사람의 정부, ‘여러분의 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통상 갈등도 시급하게 해결하겠다고 했다. 통상교섭본부장, 경제부총리, 국무총리, 주미대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통상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끈 자신이 이 일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국민 통합과 약자 동행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국민 통합과 약자 동행이 이뤄지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출마 선언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말 실망했다”며 “왜 민주당이 지금 관세 협상의 주력 부대로 활동하는 부총리를 갑자기 탄핵해야 한다고 하는지 정치 현실에 대해 비참함과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캠프’ 출범

한 전 총리가 이날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선거 캠프가 본격 가동됐다. 캠프명은 ‘여러분의 캠프’다. 캠프에는 국무총리비서실에서 일하던 별정직 공무원들이 대거 합류했다. 지난달 말 사임한 손영택 전 비서실장, 전날 한 전 총리와 함께 물러난 김수혜 전 공보실장이 핵심 역할을 맡는다. 김철휘·신정인·이충현 전 비서관을 비롯해 사무관과 주무관 등 실무자도 사직 후 캠프로 이동했다. 대통령실 행정관 등도 사직 후 추가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변인단은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인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와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거친 김기흥 전 국민의힘 대변인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출마 선언식에는 친윤석열(친윤)계 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구자근 김기현 김미애 김위상 박성민 송언석 성일종 이인선 이종욱 추경호 의원 등이다.

◇ 단일화 협상 시한 D-9

한 전 총리는 이날 서울 현충원을 참배한 뒤 오세훈 서울시장과 쪽방촌에서 만난 데 이어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3일부터는 매일 대선 공약을 발표하기로 했다. 한 전 총리가 공약 발표를 서두르는 것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서다. 국민의힘과 한 전 총리 측은 이르면 대선 홍보물 발송 마감일인 오는 7일 이전, 늦어도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를 마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강진규/하지은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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