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몸값 100조원(886억5000만달러) 돌파.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데뷔한 쿠팡이 세운 기록이다. 첫날 종가(49.52달러)가 공모가(35달러)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단숨에 SK하이닉스를 제치고 국내 기업 시총 2위로 도약했다. 제대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적자 기업이었는데도 K유통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 것이란 기대감이 모였다.
지난해 3분기 쿠팡의 투자자들은 다시 한 번 ‘시총 100조원 재탈환’의 꿈에 부풀어있었다. 음식배달, 명품 등 신사업에 힘입어 2년간의 지루한 10달러대 박스권에서 벗어나 주가가 33.5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터진 ‘3370만 명 역대급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 주가는 반토막이 났고, 이후 20달러 안팎을 횡보하고 있다. 역대 최대 과징금 리스크가 쿠팡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 정보 유출 과징금 발표 ‘눈앞’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은 전 거래일 대비 5.09% 하락한 20.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 주가는 지난해 9월 15일 33.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2월 16달러대로 추락했다. 최근 기저효과로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최고가 대비 39%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시총도 611억달러(약 90조원)에서 373억달러(약 55조원)로 급감했다.
해외에서도 쿠팡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졌다. 글로벌 투자 플랫폼 월스트리트젠은 지난달 쿠팡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강력 매도’로 하향했다. 일본 미즈호도 2월 쿠팡 목표주가를 32달러에서 25달러로 낮췄다.
쿠팡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요인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다. 지난해 11월 쿠팡은 고객 3370만 명의 집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쿠팡의 활성 이용자 수가 3340만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체 이용자의 정보가 털린 것이다. 이후 퇴사한 중국인 전직 직원이 서명키를 탈취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쿠팡의 허술한 보안 시스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과징금 부과를 앞두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일 쿠팡의 법적 제재에 대해 “회사 측에 조사 결과를 사전 통지했고,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쿠팡 과징금이 SK텔레콤(1348억원)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규모(2300만 명)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쿠팡, AI기업 될 수 있을까
당정이 추진하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도 쿠팡엔 부담이다. 2012년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은 새벽시간대에 대형마트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사 점포에 있는 상품을 배송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2010년 설립한 쿠팡이 불과 10여 년 만에 국내 유통망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이다. 이 규제가 풀리면 이마트 등 경쟁사들에 일부 파이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이마트 주가는 3개월 새 20% 넘게 올랐다.
쿠팡이 주 무대인 한국에서 정치적·재무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짓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한국 사업 비중은 92%를 넘는다. 신시장인 대만 매출 비중은 아직 한자릿수에 그친다. 국민연금도 쿠팡 상장 초기부터 보유하고 있던 주식 2000억원어치를 최근 대부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해 ‘유통 플랫폼’을 벗어나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리포지셔닝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서점과 유통 플랫폼을 거쳐 AI 빅테크가 된 아마존과 같은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3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 테크 콘퍼런스(GTC) 2026’ 행사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모델로 한 AI 컴퓨팅 서비스 ‘쿠팡 인텔리전트 클라우드(CIC)’를 공개했다. 이를 물류센터에 적용해 재고 관리, 물류 스케줄링 등 효율성을 높여 ‘AI 팩토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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