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내달 2∼3일 서울서 ‘핵잠-우라늄 협의’ 첫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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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커 국무차관 등 美대표단 방한
정상간 합의 8개월만에 후속 조치
핵잠 건조장소-핵연료 공급 쟁점

한국과 미국이 다음 달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서울에서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및 우라늄 농축 권한 확보 등 핵심 안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첫 공식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해 10월 경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설명자료) 안보 분야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해 양국이 8개월 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이다. 정부가 11월 치러질 미국 중간선거 전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첫 회의에서 협상 시간표 등에 대한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외교부는 29일 양국이 JFS 안보 분야 후속 조치 협의를 위한 발족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외교부, 국방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 등으로 꾸려진 범정부 대표단이 나선다. 미 측은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 주축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에너지부, 전쟁(국방)부 등 관계자가 참여한다. 당초 다음 달 중순경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대표단의 방한이 빨라진 것.

미 국무부도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 협력 구상(nuclear cooperation initiative)을 진전시키기 위해 후커 차관이 범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단은 카운터파트들과 안보 및 경제 협력을 포함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현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선 핵잠 건조와 조선업 협력,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미래국방전략위원회 회의에서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핵잠 건조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정부는 8000t급 핵잠수함 3, 4척을 한국에서 건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핵잠 설계에 들어가 2030년대 중반 첫 핵잠을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 전력화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최대 쟁점은 핵잠 건조 장소와 군사용 핵연료 공급 문제다. 정부는 핵잠을 반드시 국내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잠수함의 연료는 우라늄 사용 권한 확보와도 연계돼 있다. 핵잠을 건조하기 위해선 미국으로부터 군사용 핵연료를 공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2015년 개정된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국이 핵연료를 무기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 핵잠 건조를 위해선 이에 예외를 허용하는 별도 협정을 체결해야 할 전망이다.

우라늄 농축 비율도 관건이다. 정부는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는 핵잠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일각에선 한국이 핵연료를 무기로 전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우라늄 농축 비율, 사용 범위, 사후 관리 등을 두고 양국이 치열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를 실현하기 위한 원자력협정의 개정 방식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지 관심이다. 외교부는 “그동안 미 측 실무진과 물밑에서 긴밀히 소통하며 치밀하게 준비해 온 만큼 첫 회의부터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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