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요인과 만난 李… “선거관리 개혁안 마련”
투표지 사태에 “주권 감수성 부족”
이재명 대통령이 8일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일으킨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 “첨단 대한민국, 모범 대한민국, 이 모든 것을 한순간에 깡그리 망가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30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되는 것을 두고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주권 감수성이 둔감했다”며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이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에는 조정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 4부 요인과 긴급 회동을 갖고 “국민 주권 행사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게 보장하지 못한 것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 시각에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고 재차 비판했다. 이규연 대통령홍보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참석자들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선거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투표용지 부족 및 선거관리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각각 국회에 제출했다.[투표용지 사태 후폭풍]
투표용지 부족사태 “참정권 침해”… “선거관리 대개혁 방안 마련” 합의
지역 선관위장도 법원장이 겸직… “조직 감시-통제 사각” 지적 많아
李 “투표지 지적, 부정선거론과 달라”
조희대, 노태악 선관위장 사의 수용
● 李·4부 요인 “선거관리 대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조정식 국회의장, 조희대 대법원장,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김민석 국무총리 등 4부 요인과 1시간가량 회동을 갖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국가 5부 요인 중 한 명인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조 대법원장에 의해 사의가 수용됐다.
이 수석은 “선관위의 상시화 문제, 선관위원장이 상시적으로 거기에서 근무할 문제, 지방선관위의 상시성 문제 등이 논의됐다”며 “그런 게 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부분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론은 국회에서 의견을 모으는 걸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도 “국회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주면 사법부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수석은 전했다. 국회에는 중앙선관위원장 및 지역선관위원장을 상임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돼 현재 계류 중인 상태다. 이번 이 대통령과 4부 요인 회동을 계기로 선관위원장 상근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회동에서는 선관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개헌까지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총리는 회동 모두발언에서 “법률을 고치든, 필요하다면 헌법을 고치든 국민들이 이번에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되겠다는 그런 결의를 함께 나누는 자리”라며 개헌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다만 이 수석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4부 요인 간에 개헌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해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투표권 행사를 정부가 저렇게 대책 없이 어영부영 대충 해서 주권 행사를 못 하게 한 건 그 자체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선거론하고 좀 뒤섞여 있기는 한데 좀 다르다”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명백히 사실이 아닌 것을 계속 끊임없는 선동과 세뇌를 통해서 세력화의 수단을 삼는 것과 ‘우리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투표를 못 할 수가 있나’라는 문제 제기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그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에 대해서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실 저도 그 생각 못 했다. ‘아 뭐 열 몇 명이 투표를 못 했다고 하는데 투표 결과에 영향도 없고’라고 생각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뭐 저걸 가지고 저래. 또 그 부정선거야’라고 할 건 아니다”며 “조금 더 감수성 있게, 민감하게 우리가 대응하고 대비, 대처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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