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증막보다 뜨거운 도심… 몸에 얼음물 부어가며 일해”

1 week ago 10

[극한 폭염 절정] 소규모 건설현장-배달 라이더 ‘2시간마다 20분 휴식’ 수칙 말뿐 전문가 “업종별 가이드라인 마련을” 선풍기 조끼에 얼린 생수병까지… 6일 서울 종로구 동대문종합시장에서 선풍기 조끼를 착용한 배달 기사가 물건을 옮기고 있다(왼쪽 사진).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선 경찰관이 얼린 생수병을 목에 대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 서울의 최고기온은 기상청 공식 관측소 기준으로 올여름 최고인 37.9도까지 올랐다. 전영한 scoopjyh@donga.com·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5일 오후 10시 서울 동대문구의 골목에서는 배달 일을 마친 5년 차 라이더 김경석 씨(39)가 “죽을 것 같다”며 땀에 젖은 오토바이 헬멧과 두건을 벗고 있었다. 14시간 동안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달리며 일한 김 씨는 “버스 옆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면 한증막보다 뜨거워 온몸이 통째로 익는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씨가 마련한 폭염 대책은 얼음물이 전부다. 출근할 때 전날 밤 얼려둔 1.5L 페트병 3통을 챙겨 나와 수시로 몸에 붓는다. 김 씨는 “얼음물이 1시간에 한 통꼴로 바닥나 편의점에서 다시 사야 한다”며 “쿨토시나 20만 원짜리 냉풍조끼도 써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했다. 건설, 배달 현장이나 영세 제조업 공장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무더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정부가 ‘2시간마다 20분 휴식’ 같은 폭염 안전 수칙을 강화했지만 생계를 위해 일하는 야외·이동 노동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0분 일하고 20분 쉬어도 쓰러진다” 같은 날 오후 10시 25분경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 8번 출구 앞에서는 작업자 4명이 도로 보수 공사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긴소매 작업복과 마스크, 안전모를 착용한 채 냉토시와 생수병으로 더위를 견뎠다. 한 작업자는 “소음과 교통 체증 민원 때문에 오후 10시부터 작업하지만 요즘은 밤에도 너무 더워 숨쉬기조차 힘들다”고 했다. 대규모 건설 현장에선 작업 도중 휴식 시간이 보장되지만 극한 폭염 앞에선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다. 인천의 한 건설현장 소장은 “40분 일하고 20분 쉬라는 원청의 지침이 내려왔고, 근로자들이 쉬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고한다”면서도 “지난주에만 현장 근로자 3명이 폭염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링거를 맞았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 아파트 신축 현장의 한 안전관리자는 “야외 작업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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