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사고 발생한 56동은 소화전 설비 의무화 대상 아냐
국가중요시설로 출입제한 등 폐쇄성도 관리-점검 사각 불러

●고위험 화약 제조 사업장임에도 ‘이원화’된 관리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은 포탄용 모듈 추진장약(MCS)와 미사일, 로켓용 고체연료 등 추진제(밀어내는 힘을 내는 에너지원)를 집중 생산하는 곳이다. 40kg이 넘는 포탄을 30km 거리까지 날려보내는 추진장약의 경우 한 줌만 모아놓고 불을 붙여도 성인 키높이까지 불길이 타오를 정도로 빠르고 강한 화력을 낸다.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언제든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위험한 화약 제조 사업장의 안전관리는 방위사업청과 소방청으로 이원화돼 있다. 총, 포, 도검 및 화약 등의 안전 관리와 점검은 방위사업청이 국방과학연구원에 의뢰해 수행하고 있고, 그 외 일반 소방 안전 관리 점검은 소방청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56동이 아예 소방법 ‘사각지대’에서 놓여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공장 건물의 경우 연면적이 300㎡ 이상일 경우에만 건물 내 소화전 설비 구축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세척 공정’ 작업장의 연면적은 243㎡다. 건물 소방관리책임자는 소방설비를 관리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조치 및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 설비 설치 구축 의무가 없으니 보고 의무도 지지 않았으리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가중요시설의 폐쇄성도 관리 어렵게 만들어
이들 시설이 국가중요시설로 분류돼 엄격한 출입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도 관리를 어렵게 만든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화에어로 대전사업장은 통합방위법에 따라 국가중요시설 ‘가급’으로 분류돼 있다. 적에게 점령 또는 파괴될 경우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이 있는 시설에 대해 부여되는 최고 등급 보안 시설이다. 특히 방산기업 국가중요시설의 경우 일반인은 방문 시 최소 3주 전에 방위사업청을 통한 신원조회를 거쳐야 한다. 공무원조차도 수일 전 출입 신청이 필요하다. 2018, 2019년 같은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공무원들의 정기 점검과 조사에 애로사항이 많았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전문가들은 화약을 다루는 한화에어로 같은 시설의 경우 별도의 안전 규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소방방재청 전남소방본부장을 지낸 박청웅 전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약 등 고위험 폭발성 물질을 다루는 공장의 경우 소방법과 건축법 등만의 법령으로는 안전 관리에 한계가 있다”며 “이 같은 시설을 특별 관리 할 수 있는 별도 규정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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