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아르티히(großartig·훌륭해요)!”
세계 최대 모터쇼인 ‘IAA 모빌리티 2025’ 개막일인 지난 9일 현대모비스 전시장의 ‘홀로그래픽 윈드실드 디스플레이(HWD)’를 체험한 관람객들이 엄지손가락을 세워보였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앞 유리창 전체가 스크린으로 바뀌면서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만난 한 독일인 관람객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봤던 미래가 곧 현실이 될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며 “자동차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는 건 모터쇼의 최고 매력 포인트”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AA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만든 미래 자동차 스크린을 선보였다.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OLED는 백라이트로 빛을 쏘는 LCD(액정표시장치)보다 화질이 훨씬 좋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보인 디지털 콕핏은 운전자의 시선과 손길이 닿는 곳마다 다양한 형태의 OLED 디스플레이를 배치한 게 특징이다. 운전석 앞에 설치된 10.25형 무빙 클러스터 디스플레이는 주행할 때는 계기판으로 사용하고 정차 시엔 대시보드 아래로 숨길 수 있다.
독일 연구기관인 프라운호퍼는 ‘귀가 달린 자동차’를 공개했다. 구급차 사이렌은 물론 다른 차가 다가오는 소리도 포착해 알려준다. 자율 주행 분야에선 반도체기업 퀄컴이 스냅드래곤 라이드 파일럿 시스템으로 주목받았다. 업그레이드된 자율 주행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 주차 기능도 갖췄다.
보쉬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략을 발표했다. 조향이나 제동도 소프트웨어가 담당하는 바이-와이어(by-wire) 시스템이다. 그저 소프트웨어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그 소프트웨어에 딱 맞는 하드웨어까지 패키지로 공급하는 게 차별화 포인트다.
글로벌 1위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은 리튬·인산철(LFP) 기반 차세대 배터리인 션싱프로를 선보였다. 충돌사고가 나거나 열폭주가 발생해도 불이 나지 않도록 제어하는 기능이 포함됐다. 슈퍼롱라이프&롱레인지 배터리는 20만㎞를 달려도 본래 성능의 91%를 유지한다. 슈퍼패스트차징 배터리는 10분 충전으로 최대 478㎞를 달릴 수 있도록 개발했다.
김보형/박의명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