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관세 이유 차값 안올려… 수요창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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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뇨스 사장 “가격은 수요공급 문제… 관세 25% 가정하고 전략 설정해와”
美공장 확대로 韓비중 축소 우려에… “韓생산량, 美로 옮기는 일 없을 것”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왼쪽)이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 오른쪽으로 트레버 헤일 PR·커뮤니케이션 부문 상무, 이승조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 현대차 제공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왼쪽)이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 오른쪽으로 트레버 헤일 PR·커뮤니케이션 부문 상무, 이승조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 현대차 제공
“우리는 계속해서 상호관세가 25%일 경우를 대비해 목표를 설정해 왔습니다. 관세로 비용은 높아지겠지만, 가격은 결국 수요·공급에 따라 결정됩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마치고 진행한 미디어 간담회에서 “지금은 매우 똑똑하게 판단하고 생각해야 할 때”라며 이같이 관세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4월 이후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품목 관세를 부과했는데도 차 가격을 올리지 않은 데 대해 “우리가 할 일은 (가격을 무조건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시장 안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최대한 맞춰 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7월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을 통해 자동차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나 후속 협의가 지연되면서 여전히 한국 수출 자동차에는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일본차의 관세는 16일부터 15%로 인하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를 통해 2030년까지 총 77조3000억 원을 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555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무뇨스 사장은 관세 영향이 장기화하면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가격 인상으로 인한 시장점유율 하락 등의 부작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내부적인 원가 절감 방안과 함께 수요를 최대한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실제 우리는 훌륭한 디자인과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을 받는 등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차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뇨스 사장은 다만 “새로운 기능을 더한 신모델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올릴 수는 있다”고 언급했다.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는 대형 픽업트럭을, 인도나 유럽 시장에는 신형 전기차 등을 새로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지 기업이나 경쟁사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어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대차의 제조 역량과 엔지니어링 역량, 운영 역량이 모두 탄탄하다”며 “이 같은 역량을 바탕으로 경험이 없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리스크가 아니라 기회”라고 자신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해외 생산기지 확대 계획을 놓고 한국 시장의 비중 축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발표에서 글로벌 판매량 중 국내 판매 비중을 현재 17% 수준에서 2030년 13%로 조정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하지만 무뇨스 사장은 이에 대해 “현지 모델을 현지에서 생산하겠다는 의미로, 한국 사업을 잠식(carnivalize)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글로벌 판매량 목표를 올해 417만 대에서 2030년 555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만큼 한국에서의 사업도 함께 성장 가도에 올리겠다는 것이다. 무뇨스 사장은 “울산 신공장을 통해 생산 능력을 20만 대 증가시킨다는 계획도 함께 세우고 있다”며 “한국의 생산량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전혀 아니며, 우려할 필요 없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입법 과정이 완료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 2·3조 개정안)’에 대해서는 우려도 내비쳤다. 함께 자리한 이승조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미국과 유럽 상공회의소를 비롯해 투자자들도 해당 부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면서도 “입법이 됐고 시행이 곧 예정된 만큼 법을 잘 준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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