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인도 '소형 전기차·배터리' 투트랙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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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인도 3륜 차량 생산업체 TVS모터컴퍼니와 ‘3륜 전기차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이 인도 3륜 차량 생산업체 TVS모터컴퍼니와 ‘3륜 전기차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를 소형 전기차 생산과 미래 기술 연구·개발(R&D)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지 업체와 손잡고 인도 맞춤형 소형 전기차를 개발하는 동시에 인도 최상위 공과대학들과 배터리·전동화 분야 공동 연구를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 3륜차도 개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인도 델리 바랏 만다팜 컨벤션 센터에서 현지 3륜 차량 생산업체 TVS모터컴퍼니와 ‘3륜 전기차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공동개발협약(JDA)’을 체결했다. 현대차가 차량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주도하고, TVS가 생산·판매·사후관리(AS)를 담당하는 구조다. 주요 부품은 인도 현지에서 조달 및 생산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부품 공망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내용의 JDA를 체결하고 나선 배경에는 인도 자동차 시장이 B세그먼트(소형차)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인도 내수 시장 판매 차량도 베뉴와 그랜드 i10 니오스 등 소형차 모델에 집중돼 있다.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분기 인도에서 자동차 25만903대를 판매했는데, 이 중 소형차 모델은 91.5%인 22만9558대였다. 현대차그룹은 소형차를 시작으로 3륜 전기차 등 인도 시장 수요에 맞춰 라인업을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 시장 맞춤형 마이크로모빌리티 공급을 위한 전략적 협업을 이어간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 시장 맞춤형 마이크로모빌리티 공급을 위한 전략적 협업을 이어간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과 인도가 8년에 걸친 논의를 주고받은 결실이다. 2018년 인도 델리에서 열렸던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안전하고 친환경적 이동 수단 필요성을 피력한 게 출발점이었다. 이에 공감대를 표한 정 회장은 이후 인도 시장 특화 모빌리티 개발 검토를 지시했다. 2024년 현대차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때 현지를 찾은 정 회장은 모디 총리와 다시 만나 신규 모빌리티의 디자인 방향성을 논의하며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현대차는 올해 초 ‘바랏 모빌리티 글로벌 엑스포 2025’에서 ‘인도 마이크로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하고 TVS와의 협력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TVS가 새로 개발할 3륜 전기차는 인도 도로 환경과 도시 인프라에 최적화된 사양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가격 경쟁력·지속가능성·안전성을 모두 갖춘 ‘라스트 마일 솔루션’을 목표로 제시했다. 미래 지향적 외관에 안전·편의 사양을 대거 탑재해 기존 내연기관 3륜차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인도 출시 이후에는 다른 주요 3륜차 시장으로의 확장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고중선 현대차 경영전략담당 전무는 “TVS와의 협업은 인도 교통 환경 개선에 기여할 방안을 그룹이 모색해 온 결과”라며 “공동 개발할 3륜 전기차가 인도 국민들에게 지속 가능한 이동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 인도 7개 대학과 공동 연구…배터리 설계도

현대차그룹은 TVS와 소형 전기차 생산 협력과 함께 인도 내 미래 기술 연구 거점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인도 공과대학교(IIT) 하이데라바드·칸푸르 대학, 비스베스바라야 국립 공과대학교(VNIT) 나그푸르·테즈푸르 대학 등 4개교와 ‘현대 미래 모빌리티 혁신센터(현대 혁신센터)’ 공동 연구 참여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 특화 배터리 설계와 전동화 성능 고도화에 나서겠다는 취지에서다.

현대 혁신센터는 지난해 4월 IIT 마드라스·델리·봄베이 등 3개 최상위 대학과 출범한 산학 협력 모델이다. 이번 4개교 추가로 참여 대학이 7개로 늘면서 공동 연구 네트워크가 인도 전역으로 확대됐다. 7개 대학 소속 인재들이 배터리·전동화, 신소재, 인공지능(AI) 기반 차량·전력망 연동(V2G) 플랫폼 개발 등 총 39건의 산학 연구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협력을 통해 인도 현지 특화 배터리 설계와 전동화 성능 개발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다음달에는 참여 7개 대학 학장과 교수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현대차·기아의 전략·기술·비전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배터리·전동화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논의하는 ‘e-컨퍼런스’와 인도 정부 및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기술 정책 간담회도 열어 산업 표준 제안까지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장은 “단순한 계약을 넘어 미래를 향한 공동의 약속”이라며 “인도 학계와 함께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시장에서 올해 1분기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형 전기차 생산 협력과 현지 최상위 대학과의 기술 연구를 양축으로 삼아 인도를 아시아 전동화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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