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라고 뛰어들었다 '피눈물'…개미들 낚인 사이 '엑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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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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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한 뒤 수개월간 연기하다가 철회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자금 유입과 신사업 진출 기대에 주가가 급등한 사이 기존 투자자들은 차익을 실현하고 떠나지만, 뒤늦게 뛰어든 소액주주들은 주가 폭락의 직격탄을 맞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호재라고 뛰어들었다 '피눈물'…개미들 낚인 사이 '엑시트'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사 아이톡시는 지난달 30일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했다. 지난해 6월 증자 계획을 처음 발표한 이후 수차례 투자자를 변경하고 납입일을 미루며 10개월을 끌어온 결과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에도 40억원 규모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가 한 달 만에 취소한 바 있다. 외부에서 자금이 들어온다는 기대감에 지난해 7월 초 5863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잦은 정정 공시 속에 속절없이 추락했다. 올 3월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될 당시 주가는 312원까지 하락했다. 신고가 대비 95% 가까이 떨어졌다.

핀텔 역시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지난해 11월 71억원 규모 증자와 200억원 규모 CB 발행 소식에 주가가 5190원으로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약 5개월간 세 차례에 걸친 정정 공시 끝에 지난달 17일 조달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주가는 내림세를 보이다가 이날 1821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로 주저앉았다. 이 밖에 베노티앤알, 코퍼스코리아, 코퍼스코리아, 스카이월드와이드(SKAI) 등 다수 코스닥 상장사에서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

제3자 배정 증자와 CB 발행은 통상 경영권 변동이나 대규모 신사업 투자를 수반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강력한 호재로 인식된다. 하지만 번복되면 호재가 없어진 데다 기업 신뢰까지 악화해 주가가 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공시가 기존 투자자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주가 부양 수단으로 이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코퍼스코리아는 지난해 10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280억원 규모 자금 조달 계획을 공시했다. 해당 계획이 발표된 뒤 코퍼스코리아 주가는 장중 22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1월 경영권 매각이 무산되며 자금 조달 계획도 모두 철회했다. 이 여파로 주가는 지난 3월 270원까지 주저앉았다. 그사이 기존 코퍼스코리아 CB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CB를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실현했다. 정작 회사는 자금을 수혈받지 못해 경영난이 심화됐는데, 기존 투자자는 공시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시장을 떠난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체가 불분명한 투자조합을 납입 대상자로 설정하거나 발행 목적이 모호한 경우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2017년부터 유상증자 공시 등에서 납입일을 6개월 이상 연기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을 부과하는 등 제재한다. 하지만 ‘6개월 이내’ 연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가 없고, 6개월을 넘기더라도 합당한 경위서를 제출하면 페널티를 피할 수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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