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선임’ 수사 2년째 미적…고발된 정몽규 그냥 물러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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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헤리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 센터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헤리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한국 축구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헤리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 센터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헤리먼=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2년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의혹의 핵심 당사자들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야 수사가 마무리될 경우 책임 규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2024년 7월 정 회장과 이임생 전 기술이사 등을 업무방해·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았지만 아직 송치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은 추가적인 조사와 법리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홍 전 감독은 고발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수사 지연을 두고 뒷북 수사 논란도 커지고 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감사에서 감독 선임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며 정 회장 중징계를 요구했고, 서울행정법원도 올 4월 협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문체부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바 있다. 법원은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뒤 권한이 없는 이 전 기술이사가 감독 추천 절차를 이어받았고, 이사회 승인도 충분한 토의 없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협회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다만 형사 처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정 회장이 속임수나 강압으로 협회 기구의 업무를 방해하려 한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 앞서 스포츠윤리센터도 정 회장 책임을 고의적 비위가 아닌 ‘직무태만’으로 판단했다.

그 사이 정 회장은 월드컵 이후 사퇴를 예고했고, 홍 전 감독도 한국이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29일 사퇴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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