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탈락 후 38일만
하와이서 체류동안 쓴소리
귀국 앞두고 국힘에 “해산될 것”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하와이에 머물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귀국한다. 하와이에서 보낸 한 달에 대해 “내 나라를 위해 내가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이었다”고 되돌아 본 홍 전 시장이 앞으로 보수정당의 재편 내지 재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홍 전 시장 측근에 따르면 홍 시장은 이날 오후 도착하는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귀국한다. 앞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2차 경선에서 탈락하고 하와이로 떠난 지 38일 만이다.
당초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홍 전 시장은 하와이에 머물면서도 연일 국내 정치권을 향해 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일부가 한덕수 전 총리로 후보교체를 시도했을 때는 “파이널 자폭”이라고 했고, 교체 시도가 실패하자 “사필귀정”이라며 “권영세 권성동 박수영 성일종은 의원직 사퇴하고 정계은퇴 하라”고 했다.
김문수 후보로 확정 된 뒤 대선 유세가 한창이던 시절에는 하와이에 특사로 간 유상범·김대식 의원을 만났지만, 결국 김 후보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하진 않았다. 대선이 패배로 끝나자 “김문수를 통한 마지막 몸부림이 무산된 것은 이준석 탓도 내 탓도 아니다”며 “니들(국민의힘)이 사욕에 가득찬 이익집단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외면 당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정당으로 해산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전 시장은 “이재명 정권이 특검 끝나면 정당해산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니 각자도생할 준비들이나 하거라”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구체적으로는 “후보 강제교체사건은 직무강요죄로 반민주 행위이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면서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보수진영의 정계개편에는 적극적으로 역할을 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보수·진보를 넘어 국익이 최우선 개념이 되어야 하고, 나라의 미래인 청년이 우대 받는 나라가 되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라면서 “보수·진보·청년의 통합으로 새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썼다.
홍 전 시장이 향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갈리지만 이준석 의원이 대선후보로 나선 개혁신당과의 관계가 한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개혁신당 관계자에 따르면 개혁신당은 향후 홍 전 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을 영입해 보수진영 재편 과정에서 보수적자라는 타이틀을 가져온다는 계획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세훈 시장과는 차지하고 있는 지위가 겹치기도 한다. 실제 오 시장은 15일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김재섭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불러 저녁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김건희 특검이 본격 수사를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세훈 시장, 이준석 의원과의 관계 설정이 향후 홍 전 시장의 행보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