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 통신 분야 독점 업체의 '휴대전화 요금 폭탄'으로 민심이 들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쿠바 언론 쿠바데바테와 반정부 매체인 14이메디오 등은 쿠바 국영 기업이자 통신 분야 독점 업체인 에텍사(ETECSA)가 360페소(CUP·비공식 환율 기준 한화 1400원 상당)로 제공하던 보조금 지원 모바일 데이터 요금제 사용 한도를 한 달에 6GB(기가바이트)로 제한하기로 최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에텍사는 추가 데이터 요금을 3GB에 3360페소(한화 1만3000원 상당)로 책정했다.
14이메디오에 따르면 이는 쿠바 연금 수급자 임금 2100페소(한화 8140원 상당)보다 비싼 금액이다. 또 근로자 평균 임금으로 알려진 6506페소(한화 2만5000원 상당)의 절반에 해당한다.
쿠바 개인 한 달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0GB 수준인데, 기존대로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추가 데이터를 구매해야 하는 셈이다.
에텍사는 "서비스 품질 수준 향상과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위해 요금제 변경 및 데이터료 인상 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처는 사실상 쿠바 국민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 쿠바에서는 연료난과 노후 시설 문제로 정전이 자주 발생하는데, 관련 정보는 왓츠앱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된다.
또 각급 학교에서 수업 자료나 교육용 동영상을 왓츠앱으로 학생들과 주고받는 현상도 이미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현지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에 수백 건의 비판 댓글을 달았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도 에텍사를 성토하는 취지의 게시물이 쉽게 확인된다고 쿠바데바테는 전했다.
일부 매체는 아바나대에서 학생들이 수업 거부까지 결의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고, 이에 에텍사에서 부랴부랴 대학생을 상대로 할인 혜택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