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 밥이 있네'…대학생 3만명 몰려 '오픈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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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의 저녁밥' 오픈런. 사진=충남대 제공

'천원의 저녁밥' 오픈런. 사진=충남대 제공

어려운 경제 상황에 등록금과 외식 물가가 줄줄이 인상되면서 주머니가 가벼워진 대학생들이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저녁밥' 식당을 찾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학생들이 몰리면서 오전 식사 시간대엔 오픈런 현상까지 빚어지는 중이다.

18일 대전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충남대는 올해 1학기 중간고사 기간을 맞아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지난 14∼17일 마련한 '천원의 저녁밥'에 총 3250여명의 학생이 몰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남대 관계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저녁 배식이 시작되기 전인 오후 5시께부터 길게 줄을 섰다"고 전했다.

이 학교는 교내 학생 식당에서 4000원 상당의 식사를 1000원에 제공했다. 충남대는 올해부터는 학기 중에만 하던 '천원의 아침'을 방학 기간으로도 확대하고, '천원의 저녁밥'을 시험 기간마다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이 대학에서는 연 인원 3만7000여명이 이용했다.

한남대는 기숙사 식당에서 선착순 100명을 대상으로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아침밥 본래 식사단가는 6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00원 올랐다. 정부·대전시, 학생 부담 1000원을 제외하고 대학 측 부담분을 1000원에서 2000원으로 1000원 늘렸다.

한남대 '천원의 아침밥'. 사진=한남대 제공

한남대 '천원의 아침밥'. 사진=한남대 제공

천원의 아침밥 외에도 점심·저녁의 학교 식당 이용 학생도 지난해 3월 하루 평균 360명에서 올해 3월에는 800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학교 인근 식당들의 한 끼 평균 식사 가격이 8000∼1만원에 이르다 보니 부담이 큰 학생들에게는 저렴한 학교 식당이 인기다. 한남대 학생 식당은 백반 5500원, 단품 메뉴 6000원 수준으로 학교 인근 식당보다 저렴한 편이다. 학교 측은 학생 이용이 늘어 식당 공간이 부족해지자 기존 290석(917㎡)을 335석(1044㎡)으로 확장했다.

대전지역에서는 배재대를 비롯해 건양대, 대전대, 목원대, 우송대, 우송정보대, 충남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남대 등 9개 대학이 올해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선정됐다. 정부 1000원, 대전시 1000원, 대학 1000원을 지원 재원으로 학생들 건강을 위한 아침밥을 제공한다. 학생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제공을 위한 지역 기관, 기업, 교수, 동문 등의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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