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솔오페라단장 인터뷰
'스페인의 시계' 전막 최초공연
"흥행 공식보다 새로움이 우선
낯선 시각이 이해 깊게 만들어"
韓 정서 담은 오페라 제작 목표
"두 작품은 겉으로는 전혀 달라 보이지만, 인간의 욕망과 사랑이라는 같은 질문을 품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질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희극이 될 수도, 비극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소영 솔오페라단 단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솔오페라단은 오는 3~5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모리스 라벨의 오페라 '스페인의 시계'와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한무대에서 선보인다.
통상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비슷한 결의 작품인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솔오페라단은 이번에 프랑스 인상주의 오페라와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를 나란히 배치했다. 낯선 작품을 발굴하고, 익숙한 작품 역시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내겠다는 이 단장의 제작 철학이 반영된 선택이다.
이 단장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는 유럽 음악이 가장 급격하게 변화하던 시기였다"며 "인상주의와 사실주의라는 전혀 다른 음악 언어를 한무대에서 마주하게 하면, 관객들이 당시 오페라가 얼마나 다채로운 방향으로 확장됐는지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국내에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웠던 프랑스 인상주의 오페라 '스페인의 시계'다. 출연진은 다섯 명에 불과하지만, 대규모 오케스트라 편성과 높은 제작비 탓에 국내 무대에서는 쉽게 올리지 못했다. 콘서트 형식으로 한 차례 소개된 적은 있으나, 전막 공연은 볼 수 없었다.
이 단장은 "한국 오페라 무대에서는 오랫동안 비슷한 레퍼토리가 반복돼 왔다"며 "지금의 관객들은 좋은 작품이라면 새로운 오페라도 충분히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오히려 제작자들이 흥행을 이유로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함께 공연되는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역시 기존과 다른 해석을 시도했다. 일반적으로 이 작품은 투리두와 알피오의 결투, 복수의 비극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이번 공연은 주인공 산투차의 내면을 작품의 중심에 놓는다. 사랑과 배신, 후회와 죄책감이 뒤엉킨 한 인간의 감정에 보다 깊이 다가가겠다는 의도다.
이 단장은 "사랑 때문에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실수, 그 이후 밀려오는 후회와 죄책감, 절망 속에서도 끝내 사랑을 갈망하는 마음을 관객들이 함께 느끼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솔오페라단의 지난 20년을 '새로운 시도를 이어온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해변 위에 무대를 세운 야외 오페라부터 푸치니 '일 트리티코' 3부작 공연 등 기존 제작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새 길을 모색해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제작 환경은 늘 쉽지 않았다"면서도 "새로운 시도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 더 큰 책임을 요구하지만 관객에게 이전과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는 보람은 그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창단 20주년을 맞은 솔오페라단의 다음 목표는 창작 오페라다. 이 단장은 "한국의 기술력과 제작 역량으로 한국 사회와 정서를 담아낸 창작 오페라를 만들고 싶다"며 "한 번 공연되고 사라지는 작품이 아니라, 100년 뒤에도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레퍼토리를 남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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