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 괴물투수 등장에…MLB ‘번트의 시대’ 돌아왔다

1 week ago 12

AP 뉴시스 “번트는 절대 안 돼.”영화 ‘머니볼’의 주인공이기도 한 빌리 빈 애슬레틱스 운영 부사장(64)은 ‘번트 무용론자’로 유명하다. 같은 구단 단장 시절 선수단에 번트 금지령을 내렸다. 주자를 한 베이스 진루시키기 위해 아웃이라는 대가를 치르는 건 손실이란 계산 때문이다. 1사 2루가 무사 1루보다 오히려 기대 득점이 떨어진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데이터가 야구를 지배하는 ‘머니볼’ 시대가 도래하면서 2020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전체 타석 대비 희생번트 비율은 0.19%로 역대 최저점을 찍었다.하지만 사라져가던 번트 작전이 서서히 부활하고 있다. 27일 기준 올 시즌 MLB 전체 희생번트는 547개. 팀당 27~29경기가 남아 있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최다였던 지난해 전체 희생번트(560개)와 비슷한 숫자다. 올 시즌이 끝나면 600개를 돌파할 기세다. 이날 기준 MLB 전체 번트안타 역시 407개로 2018년(441개) 이후 가장 많다. 총 안타에서 번트안타가 차지하는 비율은 1.25%로 최근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MLB에 번트로 대표되는 ‘스몰볼’이 돌아온 건 구속 혁명 때문이다. 시속 17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괴물 투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장타나 연속 안타로 점수를 뽑아내기 어려워지자 한 베이스의 가치가 올라간 것. 실제 올 시즌 MLB 투수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시속은 152.4km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2019년 0.758이던 리그 OPS(출루율+장타율)는 올 시즌 0.719까지 떨어졌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이 “야구계 전체가 타격이란 게 정말 ‘빌어먹게’ 어렵단 사실을 배워가고 있다”고 토로할 정도다.역설적으로 강속구의 시대에 번트는 상대 투수의 허를 찌르는 무기가 되고 있다. 팻 머피 밀워키 감독은 “최근 덩치 큰 투수들이 공을 던지는 상황이 많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상황에서 (번트 타구를) 확실히 잡은 뒤 정확하게 송구까지 해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번트가 평균 키 190cm에 육박하는 MLB 강속구 투수들의 수비 빈틈을 노리는 ‘영양 만점’ 전략이 됐다는 이야기다.점점 더 빨라지는 구속에 맞서 번트 작전도 정교해지고 있다. 이제 주자 1루 상황에서 번트를 대는 건 ‘하수’다. 대신 3루 주자를 불러들여 1점을 뽑아내는 스퀴즈 번트 작전이 대세가 됐다. MLB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에 따르면 올 시즌 주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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