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에어쇼에서 1000억원대의 전투기가 갈매기와 충돌해 조종석 유리가 박살 나는 사고가 생겼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15일 스페인 산 하비에르 공군기지에서 열린 유로파이터 에어쇼 도중 7300만파운드(약 1362억원) 상당의 전투기가 공중에서 갈매기와 충돌했다.
이 충돌로 전투기 조종석의 유리가 깨지며 산산조각 났다. 다행히 조종사는 다치지 않고 무사히 착륙했다.
전투기와 갈매기가 충돌하는 순간은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 당시 항공 사진작가인 하이베르 알론소 데 메디아 살게로가 이 장면을 우연히 찍은 것이다.
사진을 확인한 뒤 충돌 사실을 알았다는 그는 “전투기가 갈매기와 충돌했고, 조종석이 파손됐다는 보고가 무전으로 들려왔다”며 “사진을 확인해 보니 조종석 앞부분이 깨진 모습이라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항공기와 새의 충돌은 이른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불리며 종종 일어나는 사고다. 미국에서만 매년 1만3000건 이상이 보고된다.
텔레그래프는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새가 조종석 유리를 박살 내는 일은 극히 드물뿐더러 사진으로 포착한 경우는 더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버드 스크라이크로 인한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필리핀 마닐라 공항을 이륙한 말레이시아 항공 MH705편의 엔진에서 불이 발생,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기 위해 이륙한 지 불과 몇 분 만이었다.
당시 사고의 원인은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엔진 화재로 의심됐다. 한 승객은 이륙한 지 몇 분 정도 지났을 때 왼쪽 엔진에서 불꽃이 튀는 게 보였다고 주장했다. 다행히 조종사들은 항공기를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시켰고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