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빈(왼쪽)이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73’ 스페셜 이벤트 매치에서 밴쯔(오른쪽)를 1라운드 TKO 승리로 제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로드FC
“채널 삭제는 좀….”
‘개그맨’ 윤형빈(45)은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73’ 스페셜 이벤트 매치(-79㎏)에서 승리한 뒤 맞대결을 벌인 ‘200만 유튜버’ 밴쯔(35·파이터100)를 선처했다.
그는 밴쯔를 1라운드 1분 42초 만에 펀치와 파운딩에 의한 TKO로 순식간에 제압했다.
둘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결에서 지면 유튜브 채널을 삭제하자’는 공략을 내걸었다.
채널을 10년 넘게 운영한 밴쯔에게는 생계가 걸린 문제이기도 했다.
윤형빈은 경기 후 사회를 본 개그맨 오인택의 ‘채널을 없앨 것이냐’는 질문에 “삭제는 조금 그렇지 않은가. 둘이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는 답변을 이어가던 중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장난스럽게 빌던 밴쯔를 보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2014년 2월 파이터로 데뷔한 윤형빈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너무도 이기고 싶었다. 그 염원이 닿은 게 아닐까. 나도 안다. 밴쯔도 너무 열심히 준비했다는 걸 안다. 나도 지지 않으려고 열심히 준비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아내와 가족에게 모두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형빈은 또 격투기를 떠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격투 불모지였다. 그때 ‘우리나라에도 괜찮은 선수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 하나로 이 단체를 만든 정문홍 회장님께 ‘지금까지 잘 달려올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난 격투기를 떠나려고 한다”며 “응원해주신 모든 분, 포에버!”라고 자신의 유행어를 곁들여 인사했다.
윤형빈이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73’ 스페셜 이벤트 매치에서 밴쯔를 1라운드 TKO 승리로 제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로드FC
밴쯔도 “(윤)형빈이 형의 격투기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신 것 자체는 정말 기쁘지만, 내게는 조금 쓰리다”며 웃은 뒤 “형빈이 형의 아이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너희 아버지는 챔피언이 맞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때 사회를 보던 오인택이 관중들을 향해 ‘이대로 돌아가시면 안 된다’며 중대 사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트로트 가수 겸 파이터 이대원이 케이지로 들어가 윤형빈과 밴쯔 사이에 서더니 “내가 로드FC로 찾아왔다. 형빈이 형에게 도전하고 싶다”고 외쳤다.
그는 또 “그 전에 신고식을 치러야 하니 밴쯔 님이 내 데뷔전을 함께해 주시면 좋겠다”며 “밴쯔 님을 이기고 형에게 도전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밴쯔는 “아내와 ‘오늘(28일) 시합 마치고 다음 시합을 잡는다고 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왔다”며 시간을 줄 것을 요청했다.
밴쯔에 이어 윤형빈이 다시 한 번 케이지에 오를지 주목된다.
장충|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장충|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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