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드 렌에서 뛰는 일본 공격수 후루하시 쿄고. 사진출처|스타드 렌 페이스북
축구선수는 결국 뛰어야 가치를 인정받는 법이다. 그라운드에서 증명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요즘 아시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일본축구대표팀에도 이러한 상황에 고민에 빠진 선수가 있다. 프랑스 리그앙 스타드 렌에서 활약 중인 스트라이커 후루하시 쿄고다. 한때 유럽 주요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상당히 주목한 공격수였음에도 불과 반년 만에 주가는 바닥을 찍었다.
지난 겨울만 해도 ‘고르고 골라’ 새 행선지를 찾을 수 있었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최고 명가’ 셀틱에선 표현 그대로 무적이었다. 165차례 공식경기를 소화하며 85골·19도움이라는 엄청난 화력을 선보인 후루하시의 입지는 확실했다. 피지컬이 더 좋은 포지션 경쟁자 오현규(헹크)가 이적을 택한 배경에도 ‘철옹성‘과 같은 후루하시의 존재가 크게 작용했다. 심지어 맨체스터 시티가 관심을 가졌다는 소식도 들렸다.
그러나 후루하시는 곧 차가운 현실을 맞았다. 올해 1월 프랑스로 향해 제2의 도전에 나섰으나 고작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유럽축구 변방에 가까운 스코틀랜드와 빅5에 속하는 리그앙은 차원이 전혀 달랐고 렌에는 후루하시를 넘어선 실력자들이 즐비했다.
결장이 잦아지는 사이 후루하시의 몸값도 크게 떨어졌다. 렌이 셀틱에 지불한 이적료 1200만 유로(약 190억원)가 600만 유로 선까지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 매체 데일리 레코드는 “렌은 후루하시를 영입할때 들인 1200만 유로 회수는 포기했고 반값 매각까지 고려하고 있다. 7명의 매각 명단 중 우선처리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후루하시는 렌 잔류 이외에도 2가지 방향을 놓고 고민 중이다. 셀틱 복귀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버밍엄 이적이다. 두팀 모두 후루하시의 활용가치를 높이 사지만 1200만 유로까지 지불할 용의는 전혀 없다.
그에 반해 후루하시에게는 굉장히 절박한 선택이다. 셀틱에서 대단한 골폭풍을 일으켰음에도 2022카타르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뽑히지 못한 그는 2026북중미월드컵을 바라보며 달려왔는데 본선을 고작 1년여 남기고 다시 주저앉을 판이다. 마지막 반전을 위해서라도 후루하시는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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