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부산모빌리티쇼가 지난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프레스 데이를 시작으로 1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기존보다 참여 업체수는 8곳 뿐이다. 하지만 참가한 업체들은 신차를 공개하고 다양한 콘텐츠로 부스를 꾸미는데 최선을 다한 모습이다. 현대차는 아반떼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했고, 기아는 자사의 PV5를 활용한 모빌리티 확장 전략을 선포했다. 중국 자동차 메이커인 BYD코리아 역시 신차 씨라이언 6 06 DM-i를 선보이는 등 다채로운 신차를 선보였다.
신차 뿐 아니다. 제네시스는 자사의 모터스포츠 역량을 선보이는 것을 포함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을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로 부스를 채웠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의 치프까지 무대에 등장했다. 대기업 뿐 아니라 군소 자동차 브랜드들 역시 새로운 모델과 튜닝 모델을 통해 개성을 과시했다. 차봇보터스는 이네오스 튜닝버전과 함께 조선의 4번타자로 유명한 이대호 선수도 무대에 세웠다. 작다고 볼 것 없는 모빌리티쇼는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부산 모빌리티쇼는 매해 걱정이 앞선다. "다음에도 부산에서 모빌리티쇼를 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다. 이유는 매해 줄어드는 입지 때문이다. 서울에서 열리던 '수도권 기자간담회'는 사라진지 오래다. 부산 모빌리티쇼 참가 업체수와 출품 모델은 매해 정체하거나 규모가 줄어든다. 반면 부산 모빌리티쇼에 참가하는 비용은 그대로이거나 오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 2026 부산 모빌리티쇼에는 부산을 안방으로 삼고 있는 르노코리아 마저 참가하지 않았다. 부산에서 만난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출품할 신차가 없어서…"라며 참가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지만 "그 많은 비용을 무슨 수로 감당하느냐?"라며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정도면 '참가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참가하지 못한 셈'이다. 르노코리아가 같은 기간 부산 사직구장에 브랜드 체험행사를 연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부산 모빌리티쇼 사무국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예산은 줄어들고, 참가업체의 참여조건도 점차 까다로워지는 데다, 입장 수입을 낮춰 잡으면 적자의 늪에 빠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는 더 크다. 지난 2014년 115만명을 최고치로 찍었던 부산 모터쇼는 이후 2018년까지 62만명으로 반토막이 나더니 2022년 펜데믹 이후 치러진 2022년 11회 행사에선 48만명까지 줄어들었다. '모터쇼'를 '모빌리티쇼'로 바꾸며 문호를 넓혔던 2024년엔 61만명으로 회복했지만 올해는 규모도 참가업체수도 줄어들어 2년전 성적표가 목표치로 보일 정도다.
자동차 업계에서 한 국가의 자동차 문화 수준을 가늠하는 데에는 크게 3가지를 살펴본다. 모터스포츠와 자동차 박물관, 그리고 모터쇼다. 세계적으로 모터쇼가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어 모빌리티쇼로 변신하는 추세는 거스를 수 없어 모터쇼를 모빌리티쇼로 치환해도 문제는 없겠다. 하지만 모빌리티쇼로 제목을 바꿔 달았다고 해서 근본의 역할이 사라지지는 않을 터. 참여 업체수가 줄고 출품작이 줄어드는 것을 방관해선 안될 일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모빌리티쇼를 만드는가?

르노코리아처럼 부산을 본거지로 두고 있는 업체가 참여하지 않는다고 비난할 일 만은 아니다. 오히려 부산 모빌리티쇼 주관사는 치열하게 참여 업체를 유치했는지, 참여업체를 위해 문턱을 낮추는 노력이 부족했는지 돌아볼 일이다. 아울러 테슬라코리아,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나 아우디 폭스바겐코리아처럼 국내에서 유수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들이라면 응당 우리나라의 자동차 문화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할 터. 모빌리티쇼 참여를 '홍보 수단'으로서 치부할 일은 아니다. 특히 영남지역은 국내 수입차 판매의 주요한 축이지 않은가. 모빌리티쇼 참여를 지역과 호흡을 맞추는 문화 상생 활동으로 수정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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