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발전기 참사 왜 못 막았나
80m 사다리 오른 작업자 3명
날개 결함 확인하다 화재 참변
리프트도 설치 안된 노후 설비
작업중 화재에도 대피 늦어져
안전 매뉴얼 미작동 가능성도
지난 23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한 풍력발전기 화재로 인해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풍력발전기 안전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화재 사고가 난 풍력발전단지는 2005년 4월 준공된 곳으로 지난 2월에도 풍력발전기 1대 기둥이 꺾이면서 전도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화재 사고를 규명하기 위해 운영사인 영덕풍력발전과 외주업체 등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와 화재 원인, 왜 작업자들이 제때 대피하지 못했는지 등 관련 의문점을 풀기 위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풍력발전기 화재는 발전기 블레이드(날개) 균열 문제로 인해 외주업체 근로자 3명이 투입돼 수리 작업을 하던 중에 발생했다. 이들은 블레이드에 금이 간 것을 확인하고 타워 꼭대기의 나셀 내부에서 수리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업자들은 발전기 지상부 출입구를 통해 기둥 내부로 들어가 사다리를 이용해 80m 높이에 있는 작업 지점까지 이동했다. 하지만 작업 중 나셀 내부에 설치된 발전기 쪽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대피하지 못하고 숨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숨진 근로자 3명 중 1명은 발전기 입구 쪽에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고 실종됐던 근로자 2명은 화재로 인해 지상으로 추락한 폭 40m 크기 블레이드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내부 균열 등을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기 위해 블레이드 안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로봇 등을 이용해 내부를 점검하는 방식도 있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직접 블레이드 내부 상태를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보니 직접 작업을 수행하다 변을 당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화재 원인은 높이 80m에 위에 설치된 발전기를 철거하는 작업 등이 병행돼야 해 원인 규명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작업자들이 신속히 대피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에도 의문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이 난 풍력발전기는 구형 기종인 탓에 제대로 된 대피로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신형 풍력발전기는 긴급 상황 발생 시 원통 내부에서 외부로 빠져나올 수 있는 비상 대피로가 마련돼 있다. 하지만 사고가 난 풍력발전기는 비상 대피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풍력발전기 상단에는 근로자 등이 로프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하는 설비가 설치돼 있었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또 신형 풍력발전기 내부에는 기둥 안을 오르내리는 리프트가 설치돼 있어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지만 불이 난 풍력발전기는 사다리를 이용해야 했던 탓에 신속한 대피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풍력발전기 안전관리와 함께 작업자들의 안전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풍력발전기는 세계풍력기구(GWO) 규정에 따라 외주업체들은 작업자의 안전을 위한 기초안전교육 등을 이수해야 한다.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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