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평에 15명’ 콩나물 시루된 교도소…“교화? 안 싸우면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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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법무부 출입기자단이 경기 안양에 위치한 안양교도소에서 수용자 체험을 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15일 법무부 출입기자단이 경기 안양에 위치한 안양교도소에서 수용자 체험을 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15일 오전 경기 안양시 안양교도소의 한 혼거실. 교도소를 찾은 기자 18명이 24.61㎡(약 7.5평) 크기의 수용실에 들어서자 ‘콩나물 시루’처럼 빽빽한 장면이 펼쳐졌다. 이 혼거실의 정원은 9명이지만 실제로는 15명 이상이 한 방에 머문다. 18명이 한 공간에 누워 보니 어깨가 서로 맞닿을 정도였다.

이날 법무부는 ‘과밀수용 체험’을 통해 여러 명의 재소자가 함께 이용하는 교도소 혼거실을 공개했다. 방 하나로 이뤄진 공간 안에는 개인별 관물대와 이불, 공용 TV, 라디오가 있었다. 화장실은 1개뿐이었다. 교도관들은 “10여 명이 함께 지내다 보니 아침마다 화장실을 쓰기 위한 ‘전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배식과 식사, 설거지까지 모두 이 공간에서 이뤄진다. 짧은 시간에 사용이 몰리면서 물이 끊기는 일도 잦다. 이날 낮 12시 25분, 기자들이 점심 식사 후 식판을 씻으려 했지만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교도관은 “사람이 많다 보니 아래층에서 먼저 물을 많이 써 일시적으로 끊긴 것 같다”고 했다.

과밀수용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17일 기준 전국 58개 교정시설 수용 정원은 5만614명. 하지만 현재 실제 수용돼 있는 인원은 6만3842명으로 수용률은 126%를 넘어섰다. 수감자가 많은 편인 안양교도소의 경우 정원 1700명에 현원은 2284명(134.4%)에 달한다.

좁은 공간에 많은 인원이 머무르다 보니 마찰도 잦아질 수밖에 없다. 교정시설 내에서 폭력 등 갈등을 일으켜 ‘조사·징벌’을 받게 된 인원은 2022년 1830명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 2870명으로 집계됐다. 5년 새 56.8% 급증한 수치다. 교정 당국은 “여름철에는 더위까지 겹쳐 상황이 더 악화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수용자는 혼거실을 피하려고 일부러 소동을 일으켜 독거실로 옮겨가기도 한다. 그러나 독거실 수요가 늘면서 최근 안양교도소에서는 36개 독거방에 61명이 들어가 한 방에 2~3명이 생활하고 있다. 독거실이라고 쾌적한 것은 아니다. 독거실 면적도 4.13㎡(약 1.3평)로 성인이 몸을 뻗기에도 빠듯한 수준이었다. 방 안 화장실에서는 내내 악취가 풍겼다.

15일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안양교도소 수용거실이 복도를 따라서 늘어서 있다.(법무부 제공)

15일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안양교도소 수용거실이 복도를 따라서 늘어서 있다.(법무부 제공)

과밀뿐 아니라 시설 노후화도 문제다. 이날 살펴본 교도소 내부 벽지 곳곳에는 곰팡이가 퍼져 있었고, 창틀은 페인트칠이 벗겨져 너덜거렸다. 한 교도관은 “1963년 준공된 건물이라 수도 배관과 설비가 낡아 물 사용이 더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수용자 처우 개선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여전하다. “왜 세금을 교도소에 쓰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그러나 교정 당국은 교도소가 단순 수용 시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수용자들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교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양교도소의 한 관계자는“단순한 구금 기능만 강조하던 ‘감옥’에서 명칭을 ‘교도소’로 바꾼 건 교화, 사회 복귀 기능을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는 과밀 수용으로 인해 현상 유지에만 급급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윤창식 안양교도소장도 “교도소 여건개선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우호적이진 않지만 수용자가 교정시설에 있을 때 교화가 돼야 사회가 안전해진다”고 말했다.

이날 과밀수용 체험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참여했다. 파란색 수용복을 입고 혼거실에서 머문 정 장관은 “교도소에서 교화가 되지 않으면서 결국 사회적 비용이 또 발생하고 만다”며 “과밀수용 해소와 시설 개선을 통해 교정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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