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코스닥 바이오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대표적인 신약개발 기업으로 조명되던 이들조차 주가 조정을 맞았다. 주식시장에서는 "바이오시장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다"며 "현 상태가 고착될까 두렵다"는 말이 나온다.
주목할 점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펀더멘털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짧은간섭 리보핵산(siRNA) 기업 올릭스(226950)의 경우 전환사채가 작년부로 전량 보통주 전환되어 부채 상환의 부담을 벗었다. 올릭스는 연이은 유상증자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해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2400억원을 넘겼다.
올릭스는 앞으로 4년~6년 무탈이 연구개발(R&D)를 이어갈 수 있는 수준의 현금을 확보한 만큼 당장의 혹한기도 문제없이 견딜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올릭스는 간 이외에 피부와 안과, 비만 짧은간섭 리보핵산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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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김정훈 기자) |
올릭스 보유현금 급증
올릭스는 이달 초 3자배정 보통주 신주 발행으로 1107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이 중 105억원을 미국 로레알이 전략적 투자하고 미국 자산운용사 브룩데일이 1002억원을 투자한다. 발행가는 기준주가에 10% 할인을 적용한 14만9599원이며 납입일은 이달 29일이다. 투자자들은 1년의 의무보유기간이 발생한다.
올릭스는 불과 10개월 전인 2025년 8월에도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1150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메자닌으로 회사 입장에서는 전환사채(CB) 보다 재무적 부담이 덜하다. 당시엔 기준주가에 6.65% 할증을 적용해 전환가액을 5만8101원으로 설정했다.
이때에도 브룩데일이 올릭스 CPS에 80억원을 투자했다. 브룩데일 외에도 △KB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NH투자증권(005940) 등이 올릭스 CPS에 베팅했다. 전환청구기간은 2026년 8월부터 2030년 8월까지로 설정됐다. 1년의 의무보유 기간이 부여된다.
올릭스는 383억원가량의 전환사채(CB)가 작년 말 모두 보통주로 전환돼 상환 부담이 사라졌다. 이들 CB는 각각 2023년, 2024년 발행한 것으로 전환가가 1만3526원, 1만6283원이었다. 올릭스 주식은 작년 말에도 이미 14만원을 상회했다. 투자자들로써는 상환요구가 아닌 장내 시세차익 실현이 마땅한 수순이었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의 취재에 따르면 이들 CB 투자자들 일부는 아직 보유한 올릭스 보통주를 매각하지 않았다.
올릭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국민연금공단도 투자에 뛰어들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3월 30일 올릭스 주식 112만여주를 장내매수해 5.04%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로 등극했다. 취득단가는 밝히지 않았지만 당일 올릭스의 종가 18만6000원을 국민연금공단이 취득한 주식수에 대입하면 2087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국민연금공단은 5% 이상 주식을 가져 올릭스 주식 처분 시 공시의 의무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번 올릭스의 보통주 유상증자로 지분이 4.87%로 희석돼 더 이상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올릭스는 미사용 현금잔액이 이달 기준으로 2400억원을 넘겨 재무상태도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올릭스는 성남시 판교에 신사옥을 짓기 위해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250억원도 착실히 갚아나가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해당 차입금 잔액은 169억원으로 줄었다.
올릭스 관계자는 "신약개발 기업은 지속적으로 현금을 보유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당사는) 1년에 300억~350억원 정도의 연구비를 사용하니 작년 기준으로도 2~3년 안에 소진될 자금이었다. 이번 추가 유증으로 앞으로 4~6년의 운영자금을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 여력이 갖춰졌으니 신약후보물질(에셋)도 너무 초기에 기술이전하지 않고 조금 더 공격적인 딜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미국 경쟁사인 애로우헤드(Arrowhead)를 예시로 들었다.
애로우헤드는 나스닥 상장사로 시가총액 15조원을 기록했다. 애로우헤드는 올릭스와 같은 ALK7 타깃 비만치료제를 연구하는데 이 타깃의 미래가치를 크게 보고 직접개발해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애로우헤드는 현금 2조원을 보유하고 있다.
올릭스 관계자는 "미국처럼 2조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하지만 올릭스는 한정적인 재원에서 연구개발(R&D) 역량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siRNA의 시대가 간 중심에서 간 이외(extraheaptic) 타깃으로 확대되고 있다. 간을 타깃하는 것은 애로우헤드나 앨나일램(Alnylam)이 선두이지만 지방세포, 눈, 중추신경계(CNS), 신장 등에서는 압도적인 1위가 없다. 중국, 한국, 미국 등을 비롯해 모든 플레이어가 빠른 시간 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선제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간 이외 siRNA 연구개발 활발…피부·안과·비만
올릭스는 현재 간 이외 siRNA 연구에서 △피부(OLX101A, OLX104C), △안과(OLX301A), △비만(OLX501A)에 대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피부 방면에서는 임상 파이프라인이 2가지로 파악된다. 임상 2상을 완료한 비대흉터치료제 OLX101A와 호주에서 1b/2a상을 진행하는 탈모치료제 OLX104C가 있다.
안과 파이프라인은 OLX301A로 건성 황반변성(지도모양위축) 적응증으로 미국 임상 1상을 종료했고 임상 2상 계획(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황반변성은 크게 습성, 건성으로 나뉜다. 습성은 리제네론의 아일리아와 제넨텍의 바비스모가 신생혈관성장인자(VEGF) 타깃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건성은 아펠리스의 시포버와 아스텔라스의 이저베이가 있다. 하지만 둘 다 물리적인 모양의 개선은 있지만 시력개선은 보이지 못했다. 올릭스의 건성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은 시력개선효과를 보여 예비유효성을 보였다고 한다.
비만치료제 쪽으로는 ALK7이라는 지방세포를 타깃하는 OLX501A의 원숭이 대상 중간 데이터를 확보해 최적화시킨 개발 후보물질을 확정했다. ALK7이란 지방을 축적하는 지방세포로 OLX501A는 ALK7에 지방을 축적하지 말고 분해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기전을 말한다. ALK7은 현재 시장에 널리 사용되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이 가진 식욕억제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번 원숭이 대상 데이터는 최종결과 확인 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올릭스는 OLX501A를 내년 임상에 진입시키겠다고 밝혔다. 올릭스는 이동기 대표가 직접 6월 22일~25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바이오USA 행사에 참석해 OLX501A 및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사업개발(BD) 논의를 본격 진행할 계획이다.
올릭스 관계자는 "자금집행 우선순위와 관련해서 피부, 눈, 지방세포는 동일한 선상"이라며 "황반변성의 경우 작년까지 투자자소통(IR)에서 기술이전 얘기를 주로 했다. 하지만 자금을 확보한 만큼 임상 2상 IND를 직접 진행하겠다는 전략 수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ALK7 지방세포 타깃은 시장의 미충족수요가 강하다"며 "이 때문에 원숭이 시험과 임상 IND는 진입하겠지만 전임상에서도 기술이전을 하기 위해 사업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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