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서부 도시인 아마다바드에서 출발한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12일 이륙 직후 추락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해당 여객기는 연료를 가득 실은 상태였으며, 추락 직후 폭발과 화재가 이어져 피해가 커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인도 경찰은 “탑승자 중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도 민간항공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기는 에어인디아 171편으로 기종은 ‘보잉 787-8 드림라이너’다. 런던 개트윅 공항으로 향하던 이 여객기는 아마다바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지상에 곤두박질쳤다.
탑승자는 승객 230명과 승무원 12명 등 총 242명으로 확인됐다. 승객 국적은 인도인 169명, 영국인 53명, 포르투갈인 7명, 캐나다인 1명 등이며 한국인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에어인디아는 공식 성명을 통해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원인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여객기가 공항 인근 의대 기숙사 건물에 충돌했다”며 “이 충격으로 기체에 불이 붙고 현장이 짙은 연기로 뒤덮였다”고 보도했다. 소방차와 구급차 수십 대가 투입돼 구조 작업을 진행했으며, 추락 현장에서는 시신이 최소 200구 이상 발견됐다. 탑승객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중 다수가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로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 기록에 따르면 사고기는 이륙 후 약 40초 만에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륙 직후 관제탑에 긴급 구조요청 신호인 ‘메이데이(Mayday)’를 보낸 뒤 교신이 두절됐다는 점에서 기체 결함이나 조종 계통 이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인도 정부는 사고 직후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항공안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여객기 제작사인 미국 보잉이 또다시 신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잉은 2018년 인도네시아, 2019년 에티오피아에서 잇달아 발생한 ‘737 맥스’ 기종의 추락 사고 이후 6년 넘게 기체 신뢰성과 브랜드 회복에 집중해 왔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항공기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오르며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개장 직후 급락했다. AP통신은 “보잉의 신형 기존인 787 드림라이너의 추락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표적인 중·장거리 기종으로 운용해온 해당 기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