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에 ‘4할 타자’ 손아섭… 불혹 넘어도 불방망이 ‘큰 형님’들

1 week ago 6

‘에이징 커브’ 잊은 베테랑 타자들
손아섭 “언제나 꾸준한 선수 목표”
김현수, 3할 타율로 ‘팀 선두’ 견인
최주환 “나이 들며 몸관리 더 철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큰 형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나이에도 맹타를 휘두르며 그라운드를 달구고 있다. 사진은 NC 손아섭. NC 구단 제공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큰 형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나이에도 맹타를 휘두르며 그라운드를 달구고 있다. 사진은 NC 손아섭. NC 구단 제공
한국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 기록(23일 현재 2539개) 보유자인 NC 손아섭(37)은 2022년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면서 경기력이 떨어지는 것)가 온 것 아니냐”는 평가를 들었다. 롯데 소속이던 2021년까지 밥 먹듯 3할 타율을 기록하던 그가 NC 이적 첫해인 그해엔 타율 0.277에 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아직 에이징 커브가 올 나이가 아니다”라고 말한 손아섭은 타격 밸런스를 되찾으며 이듬해 타율 0.339로 타격왕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지난해 손아섭은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았다. 무릎 부상으로 인해 8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며 다시 2할대 타율(0.285)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손아섭은 올해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 23일 현재 그는 타율 0.412(68타수 28안타)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내 유일한 4할 타자다. 3월 치른 7경기에서 타율 0.500을 기록한 그는 4월 들어서도 0.357의 고감도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손아섭은 득점권 타율에서도 0.476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출루율에서는 0.446으로 3위에 자리하고 있다.

나이를 잊은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손아섭은 “보통 개막할 때 몸 상태가 80%로 시작해서 천천히 올라오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번엔 개막 전부터 신체적인 컨디션이 100%로 시작하다 보니 좀 더 좋은 컨디션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언제나 꾸준한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코칭스태프 입장에서도 계산이 서는, 고민 없이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민수 NC 타격코치도 “지난해 10월부터 시즌 준비에 일찍 돌입했던 게 이번 시즌 초반 활약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LG 김현수. 뉴시스 제공

LG 김현수. 뉴시스 제공
30대 후반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건 손아섭과 동갑내기인 LG 김현수(37)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아쉽게 3할 타율을 놓쳤던(0.294) 김현수는 올 시즌엔 23일 현재 타율 0.343(6위)을 기록 중이다. 타율 3위에 오른 포수 박동원(0.361)과 함께 시즌 초반 LG의 1강 구도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3월에는 0.211로 부진했지만 이달 3일 KT전을 시작으로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금세 타격감을 되찾았다. 득점권 타율은 0.474로 손아섭에 이은 전체 2위다.

삼성 강민호(왼쪽), KIA 최형우. 각 구단 제공

삼성 강민호(왼쪽), KIA 최형우. 각 구단 제공
불혹을 넘어선 ‘큰 형님’들인 삼성 강민호(40)와 KIA 최형우(42)의 방망이도 여전히 뜨겁다.

프로 22년 차로 통산 최다 경기 출장(2392경기)을 경신해 가고 있는 베테랑 포수 강민호는 이날 현재 타율 0.321(9위)로 맹활약 중이다. 올해 한국프로야구 최고령 타자 최형우(25위)는 최근 주춤하고 있으나 여전히 팀 내 타율 1위(0.278)를 기록 중이다. 강민호는 2022년 은퇴를 고민하던 최형우에게 “후배들을 위해 고참들이 조금 더 야구장에 있어 주자”고 말한 적이 있다.

키움 최주환. 키움 구단 제공

키움 최주환. 키움 구단 제공
역시 30대 중반인 두산 정수빈(35)과 키움 최주환(37)도 팀 내 타율 1위를 질주 중이다. 정수빈은 19일 KIA전에서 올러를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기록하며 통산 1500안타 고지에도 올랐다. 이날 현재 타율은 0.305(공동 12위)다. 0.303의 타율(14위)로 팀 공격의 중추를 맡고 있는 최주환은 “매년 나이가 들지만 오히려 몸 관리를 잘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며 “최형우, 강민호 선배처럼 꾸준히 잘해서 젊은 후배들에게 길라잡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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