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주 고객은 옛말…‘20대·외국인·남성’에 점령된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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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百, 소공동 본점에 ‘키네틱 그라운드’ 오픈
글로벌 2030세대 타깃…“K-패션 새로운 물결”

4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본점 9층 ‘키네틱 그라운드’에 고객이 방문해 구경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4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본점 9층 ‘키네틱 그라운드’에 고객이 방문해 구경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9층에 올라서자 8층보다 최소 4~5배 많은 사람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분주한 사람들 사이로 푸른색 레이저 빛이 춤을 췄고, 금속 느낌의 인플레이터블 오브제에 비친 빛은 미래의 공간에 온 듯한 인상을 줬다.

롯데백화점은 4일 소공동 본점 9층에 글로벌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KINETIC GROUND)’를 열었다. 약 1800㎡(550평) 크기 공간에 K-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와 다양한 팝업이 가득 채워졌다.

이 공간의 핵심은 9층 중심부 두 곳에 위치한 ‘키네틱 스테이지(KINETIC STAGE)’다. 2주에서 1개월 주기로 도전적 콘셉트의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고, 기존 입점 브랜드의 신규 프로젝트 테스트 공간으로도 활용하는 등 K-패션 브랜드의 실험실 같은 곳이다.

비용 면에서도 신생 브랜드의 부담을 덜었다. 통상 성수동에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내려면 공간 대관에 인테리어 비용까지 수억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신생 브랜드는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더라도 오프라인에서 고객들을 직접 만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본점 9층 ‘키네틱 그라운드’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본점 9층 ‘키네틱 그라운드’ 전경. 롯데백화점 제공

하지만 키네틱 스테이지에선 롯데백화점이 공간을 제공하면서 팝업 개설을 위해 넘어야 할 허들이 크게 낮아졌다. 신생 브랜드는 상품만 준비하고 이후 팝업 매출에 대한 수수료를 내면 된다. 자금 부담은 크게 없는데 성수동 팝업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에 이곳에 모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헬로선라이즈’, ‘드브르베’, ‘밀로아카이브&밀로우먼’, ‘토우토우아카이브’ 등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는 브랜드들이 키네틱 스테이지에 대거 들어왔다. 이 중 ‘헬로선라이즈’, ‘토우토우아카이브’는 유통사 최초의 팝업이다.여기에 기존에 K-패션 브랜드로 인지도가 높은 ‘마르디메크르디’, ‘마뗑킴’을 비롯해 최근 20·30세대에게 주목받는 ‘더바넷’, ‘코이세이오’,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는 ‘노매뉴얼’, ‘벨리에’ 등 브랜드가 키네틱 그라운드에 입점하면서 성수동에 있을 법한 15개 K-패션 브랜드가 한곳에 모였다.

윤창욱 롯데백화점 패션 부문 영컬쳐팀 치프 바이어는 “이곳이 아주 큰 공간은 아니지만, 현시대에 가장 이슈가 되는 브랜드들을 밀도 있게 모아놓은 공간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4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본점 9층 ‘키네틱 그라운드’에 고객이 방문해 구경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4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본점 9층 ‘키네틱 그라운드’에 고객이 방문해 구경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이에 처음 문을 연 이날 오전부터 200여 명의 고객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오픈런’이 일어나기도 했다. 대부분 2030 젊은 고객들로, 외국인의 비율도 높았다. 이는 현재 40대 이상인 백화점 메인 타깃의 연령대를 크게 낮추고, 판매처도 국내가 아닌 글로벌로 다양화하는 효과가 있다.

지금까지 여성 위주인 쇼핑 공간에 남성 브랜드를 배치한 점도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키네틱 그라운드 전체 매장 중 4곳은 남성 브랜드 위주로 입점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실제로 이날 현장에선 젊은 남성 고객끼리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많이 보이기도 했다.

특히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만큼 3D 기법으로 공간에 어울리는 오브제를 제작하는 ‘강재원 작가’, 개성 넘치는 그래픽 비주얼로 핫한 아티스트 ‘문영URC’와 협업해, 미래 지향적이고 힙한 공간을 완성했다.

롯데백화점은 키네틱 그라운드를 통해 가능성 있는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해외 진출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영패션 전문관이 아닌, K-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돕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는 실험적 공간으로 구현할 계획이다.

진승현 롯데백화점 패션부문장은 “한국의 드라마와 가요, 뷰티, 푸드 등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세계 무대에서 K-패션 역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키네틱 그라운드를 통해 신진 디자이너 육성 및 K-패션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지원해 K-웨이브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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